호수 | 2435호 2017.05.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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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성민 신부 |
화를 내고 싶지 않은데, 자꾸 화가 납니다. 운전할 때, TV를 보다 마음에 안 드는 정치인이 나왔을 때, 제가 생각해도 지나치다 싶을 만큼 화가 납니다. 가끔은 제가 놀랄 정도의 말이나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화를 내고 나면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홍성민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parvus@hanmail.net
요즘‘분노조절장애’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들릴 만큼, 화를 참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그만큼 화 날 일이 많아졌을 수도 있고, 감정을 풀어낼 만한 여유로운 시간이나 여가 활동을 갖기가 쉽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을듯합니다.
화는 우리가 느끼는 많은 감정 중에 하나입니다. 기대했던 일이 이루어지면 기쁘고, 내 마음대로 일이 되지 않으면 우울해지는 것처럼 화도 내가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러기에 화를 가장 빨리 사라지게 하는 방법은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상대가 이해해주면 됩니다.“아~ 네가 그래서 화가 났구나.”라는 말을 들으면 됩니다. 또 화는 내가 지키고자 하는 것을 상대가 침범했을 때, 내가 허용하는 선을 상대가 넘어왔을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즉 나를 지키는 데 필요한 감정입니다. 그러므로 화는 참고 견뎌야 하는 감정이 아니라, 이해받고 존중받아야 하는 감정입니다. 상대에게 이해를 구하기 이전에 먼저 나 스스로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해야, 상대방에게도 더욱 더 잘 설명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