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사순 제5주간 훈화)
준주성범: 제2장 겸손
1. 누가 네 편에 서 있든 반대편에 서 있든 걱정하지 말고, 네가 하는 모든 일에 하느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록 힘써 행하라. 너의 좋은 양심을 보존하라. 그러면 하느님께서 너를 보호할 것이다. 사람이 어떤 사악한 행동을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도와주시고자 하는 사람을 해치지 못할 것이다. 만일 네가 침묵 속에 고통을 참을 줄 안다면 분명히 주님께서 도우실 것이다. 그분은 너를 구할 시간과 방법을 알고 계시니 그분께 너를 맡겨야 한다. 모든 일을 도와주고 모든 혼잡함에서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하느님의 일이다. 우리의 허물을 남들이 알고 책망하는 것이 우리의 겸손을 보존하는 데 가끔은 매우 유익한 일이다.
2. 사람이 자신의 나약함을 알고 자기를 낮출 때에 남을 쉽게 위로하고 자기에게 화를 낸 이의 마음을 쉽게 달래 줄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겸손한 이를 보호하시고 구원하시며, 겸손한 이를 사랑하시고 위로하시며, 겸손한 이를 굽어보시고 큰 은총을 내리시며, 그를 낮추신 후에는 반드시 영광으로 들어 올리신다. 하느님께서는 겸손한 이에게 당신의 신비를 드러내시고, 당신께로 다정하게 이끄시며, 당신께로 부르신다. 겸손한 사람은 부끄러운 일을 당하여도 평화를 잃지 않고 잘 지내는데 그것은 그가 세상에 마음을 붙이지 않고 하느님께만 의지하기 때문이다. 네가 모든 사람들 가운데 가장 낮은 사람이라 생각되지 않거든, 완덕을 닦는 데 어떠한 발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여라.
<묵상>
겸손의 본질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결핍과 오류 속에서 살아가는 피조물입니다.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청하게 되어 있고, 타인에 대해서 관대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만불손한 사람들은 자신이 완전하다고 믿는 교만 속에서 하느님과 이웃을 잃어버립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스스로 낮추인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그리고 그 은총은 성령께서 내 안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드리고, 타인들과의 관계에서 선한 열매를 맺게 해 줍니다. 성모님의 완덕은 겸손에 있습니다. 태양 앞에서 공기가 투명해지는 것이 최선이듯, 성령 앞에서 우리는 겸손해 지는 것이 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