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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신부(전하성당 주임)
요한 14,27~31

 

 

 

 

 



다시듣기가 안되시는 분은 바로듣기를 선택해주십시요

 

 

 

애청자 여러분! 평화(平和)의 한자어를 ‘평탄할 평(平) + 벼 화(禾) + 입 구(口)’자로 풀이하면서, ‘벼(쌀)가 입에 골고루 주어졌을 때 평화가 온다.’는 동료 신부님의 해석을 재미있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평화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갈 때를 아시고(요한 13, 1)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 14,27)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주고자 하는 것은 당신의 평화입니다. 평화란 말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연관된 단어들은 이렇습니다. 완전한 행복, 개인과 공동체의 안녕, 복지, 건강, 부유, 풍요, 우정, 일치, 기쁨, 축복, 안식, 공동선, 생명 등 우리들이 바라고 희망하는 일체의 긍정적인 모든 말들입니다. 이 부활시기에 울려 퍼지는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에페소서 4, 4)입니다. 평화는 예수님 자신이십니다. 그렇다면 평화는 바로 구원의 결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남겨놓으신 평화를 누리고 그 말씀에 따라 사는 삶이 바로 평화의 삶입니다. 그러나 평화의 긍정적 요소들과 배치되는 일체의 것들도 있습니다. 곧 불완전한 상태, 가난, 억압, 착취, 불안, 초조, 테러, 전쟁, 핵무기, 핵실험, 불목, 불평등, 양극화, 살인 등으로 평화를 말하고 평화를 노래하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어둡고 암담합니다. 우리는 모두 불안합니다. 우리는 모두 때 묻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깨어져 있고, 상처 받고, 찢기워졌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모든 부정적 현실을 극복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지녀야 합니다. 완전해지겠다는 의지, 깨끗하여지겠다는 결심, 합치고 아물게 하고 기워야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합니다. 분명한 실천의지가 동반되지 않을 때는 평화는 결코 주어지지 않습니다. 평화를 원하는 간절함이 있어야 합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요한 14,27)
 
애청자 여러분! 우리는 세상의 기준에 따라 안락하고 건강하고 걱정이 없는 생활,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더 이상 다툼이나 분쟁이 없는 상태를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주는 평화는 모든 갈등이 해소된 후에 주는 고요한 평화가 아니라 예수님의 죽음이라는 커다란 갈등의 시작단계에서 주는 평화였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예수님이 왜 하필 이처럼 비장함이 감돌 때에 제자들에게 굳이 평화를 주려고 하는 걸까요? 그것은 평화가 갈등이 해소된 뒤에 주어지는 결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디, 세상 살면서 한평생 근심걱정 없이 사시는 분을 본 적이 있으십니까? 편 가르기 하는 사람, 마음에 분노가 많은 사람,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은 하지 않는 사람, 끊임없이 뒷전에서 험담을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선동해서 애꿋은 사람들의 마음에 분노가 일어나게 만드는 사람, 다른 사람에 대하여 질투를 심하게 하는 사람, 무슨 일이든 자기 혼자 휘두르려고 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사는 세상이지 않습니까?
평화란 설령 갈등이 있고 거기에 따른 고통이 있다 하더라도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고 말씀하신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죽음을 앞두고도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을 마음자세(27절) 그런 의미의 평화가 과연 나의 것이 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오늘 복음 말씀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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