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아 훈화(2025년 4월)
# 상생(相生)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 것인데도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붙여 사용합니다. ‘우리 집’ ‘우리 딸’ ‘우리 엄마’ ‘우리 아빠’ 등등. 내 집이고 내 자녀고 내 엄마와 내 아빠인데, ‘우리’라고 합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사람의 심성에 공동체 의식이 커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한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면서 서로 도와주고, 이 집 아이 저 집 아이 할 것 없이 공동으로 돌보며 함께 살았던 그 삶이 녹아 있기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이것을 다르게 표현하면 ‘상생(相生)’이라 하겠습니다. 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모두가 잘 되기를 바라는 것 말입니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서로 합심하여 고통의 순간을 견디고 힘을 합쳤던 모습은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상생’은 하느님의 가르침에도 부합합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 ‘가난한 자를 돌보라.’ ‘가장 작은 이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등등의 가르침은 공동으로 살아가는 우리임을 알려주고, 우리가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 마음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겐 경쟁이 아니라 상생이 필요합니다. 때론 경쟁을 해야 하지만 그것이 과하면 너와 나를 죽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는 서로를 살리는 일에 힘을 모으고, 함께 성장하는 것을 지향해야 합니다. 레지오의 성장도 쁘레시디움이 서로 돕고 상생할 때 가능할 것입니다.
모든 이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