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5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사순 제5주일의 독서와 복음은 한마디로 “나는 다 잊었다. 새롭게 새로운 삶을 살아가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사야는 “예전의 일들을 기억하지 말고, 옛날의 일들을 생각하지 마라”고 하며 새로운 일을 하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껴보라고 말하고 있으며,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간음죄로 잡혀 온 여인에게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고 새로운 삶을 선사하십니다. 그러하기에 주님 자비의 손길을 알고 있는 바오로 사도는 “나는 내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내달리고 있다”라고 믿음 안에서 힘차게 외쳤던 것입니다.
어떤 책에 이런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떤 신부가 자기 교구의 신자 한 명이 특별한 하느님의 은혜를 받아서 과거, 현재, 미래를 다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정말 그런 은혜를 받았는지를 알고 싶어서 그를 만났습니다. 이 신부는 과거에 신학교 시절에 저지른 어떤 죄로 항상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이 당신에게 정말 그런 은혜를 주셨습니까?” 그는 물론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 내가 젊은 날에 죄지은 일로 늘 마음이 괴로운데. 내가 무슨 죄를 범했는지 하느님 앞에 물어볼 수 있겠습니까?” 기도해 보면 알 수가 있다고 그가 대답했습니다. 얼마 후에 신부가 다시 그를 만났습니다. “기도해 보셨습니까? 하느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하고 묻자, 그는 “하느님께서 잊어버리셨답니다. 신부님.”하고 대답했습니다.
주님은 자비로우신 분이십니다. 주님의 자비는 심판을 넘어선다고 합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우리도 우리의 옛 잘못을 잊고 주님을 바라보며 새로운 희망의 발걸음을 내디뎌야 합니다. 주님은 오늘도 미사성제를 통해 우리가 용서받았음에 감사하며 동시에 우리도 용서하는 삶을 살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는 날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린 날'이며, 동시에 '예수님의 마음을 잘못한 이들에게 나누어 준 날'입니다. 한 주간 주님의 용서를 체험하며 희망의 새 삶을 사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