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 제7주간 훈화)
준주성범: 제24장 심판과 죄의 벌(2)
1. 그때에 우리가 즐거워할 것은 훌륭한 철학이 아니라 깨끗하고 착한 양심일 것이다. 그때에 값지게 나갈 것은 세상의 모든 보물이 아니라 재물을 하찮게 여기는 마음일 것이다. 그때에 위로가 될 것은 훌륭한 요리를 먹은 것이 아니라 경건하게 기도한 것일 것이다. 그때에는 오랫동안 이야기하고 많은 말을 한 것보다 침묵을 잘 지킨 것이 더 기쁠 것이다. 그때에 가치가 있을 것은 아름답게 꾸민 많은 말이 아니라 거룩하게 일한 것일 것이다. 그때에 우리 마음에 들게 될 것은 세상의 온갖 쾌락을 누린 것이 아니라 생활을 규율 있게 하고 엄격히 보속한 것일 것이다.
2. 네가 오늘날까지 영광과 쾌락 중에 살았다 하자. 이 시간에 죽는다면 그 모든 것이 네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니 주님을 사랑하고 그분을 섬기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헛된 것이다. 하느님을 온전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죽음도, 형벌도, 심판도, 지옥도 무섭지 않다. 그에게는 완전한 사랑이 있어 안심하고 하느님께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죄짓는 것을 아직도 사랑하는 이가 죽음과 심판을 두려워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네가 하느님을 사랑하여 죄를 피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겠거든, 적어도 지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라도 죄를 피하는 것이 좋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적은 사람은 그다지 오랫동안 착하게 살 수가 없을 것이며 머지않아 마귀의 올가미에 걸리고 말 것이다.
<묵상>
준주성범은 사심판과 연관지어 이승에서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 지혜로운 삶인지를 가르쳐줍니다. 사심판이 없다면 세속적인 영광과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최선의 삶이겠지요. 그러나 영원한 삶을 꿈꾸는 신앙인들은 찰나의 현세에서 향유하고 사라져 버리는 헛된 것이 아니라 변치 않고 항구한 참된 것을 추구하는 것이 지혜임을 압니다. 영혼을 살찌우고 경건한 삶을 산 이들은 늙어도 늙지 않으며 죽어도 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영원한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 사랑 안에 머무는 이상 모든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준주성범의 가르침대로 하등 통회가 아니라 상등 통회를 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받게 될 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다는 것을 후회하면서 회개해야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인생은 그 자체로 완성된 삶이지만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 인생은 너무나 헛된 삶입니다. 그것을 판가름해주는 것이 사심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