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누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인지 그리고 누가 참으로 불행한 사람인지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으로 주님께서는 인간의 참다운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과 삶의 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새롭게 성찰하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들의 상식이나 통념을 뒤집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이 말씀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과 우리가 찾는 행복의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십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과 가치가 참으로 인간을 행복하고 가치 있게 해줄 수 있는 것인지 질문하고 계십니다. 풍요로운 삶, 안락한 삶, 걱정 없는 삶, 남 보기 부러울 것 없는 삶이 곧바로 참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고, 그런 삶이 참으로 인간다운 삶이나 가치 있는 삶과 같은 말도 아닙니다. 그것이 우리 인생의 성공을 보여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님께서는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우리의 두려움을 없애 주시고자 합니다. 가난과 풍요를 가르는 근본적인 잣대에서 우리가 자유롭고 해방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 사회가 우리에게 부여하는 잣대에서 해방되어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참다운 행복을 찾기를 주님께서는 원하십니다. 우리는 우리 삶의 여러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용기 있게 참다운 행복을 찾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반대로 주님께서는 지금 부유하고 웃고 있는 사람은 불행하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풍요로운 삶이 주는 위험도 깨달어야 하고, 안락한 삶이 주는 유혹도 경계해서 합니다. 삶의 물질적인 조건이 우리가 인간적 품위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지나친 물질은 오히려 우리에게서 인간의 마음과 얼굴을 빼앗아 가기도 하고, 우리 자신을 물질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 우리가 쌓아놓은 것이 곧바로 행복의 조건도 아니고, 인생의 성공도 아닙니다.
오늘 복음이 말하는 인간의 궁극적인 행복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모든 것을 갚아주실 것이라는 굳센 믿음에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가난하고 울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불행은 아니요, 지금 부유하고 웃는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깊은 두려움에서 해방되어, 더욱 더 깊이 하느님께 신뢰하고 의탁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이야말로 우리의 용기이며 참된 행복입니다. 그래서 오늘 1독서 예레미야 예언자는 말합니다.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 걱정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
오늘 예레미야 예언자의 말씀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주님께 신뢰하며, 이 미사를 정성껏 봉헌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