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 제5주일 강론)
위로와 희망의 복음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전염병으로 인한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영역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안 심리가 팽배해지고 있다는 말이지요. 특히 20, 30대에서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갈수록 미신을 쫓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미신은 주로 사주, 운세, 타로 등의 점학과 점성술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미신 사업 매출액이 수조 원을 능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점집을 찾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특정 정치인들은 물론 경제인, 그리고 심지어 지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교수들까지도 미신에 현혹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희망과 위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대가 맞긴 하지만 그것을 찾는 방법이 미신이라니 참으로 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튼 성경과 교회 가르침은 철저히 미신을 배격합니다. 만일 신부가 전생과 미래를 알아맞히고,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답을 다 풀어주는 부채 도사라면 아마 사제관이 문전성시를 이룰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복음이 답이라고 말할 뿐입니다. 참 답답한 소리이지요.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신통력이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베드로는 베테랑 어부입니다. 그런 그가 고기잡이에 실패했다는 것은 인간의 경험과 지식이 하느님 앞에서는 보잘것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은유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목수 출신의 예수님 말 한마디에 어부들은 풍어를 끌어 올립니다. 예수님으로 인하여 실패가 성공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처음에 베드로는 밑져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예수님께서 가리키는 방향대로 그물을 던졌습니다. 여기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대박이 난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생 대박의 비결이 주님의 말씀대로 행하는 것에 있다는 믿음입니다. 그러나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천주교 믿었더니 ‘되는 일이 없다. 손해만 본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진리 자체가 대박이지 진리 아닌 방법으로 대박 나는 것은 구원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는 또 하나의 반전이 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놀라운 위업을 보고 두려워 떨며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이에 예수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라며 어부들을 사도로 부르십니다. 이보다 더 큰 위로와 희망의 말씀이 있을까요? 어부 제자들은 스스로 자격 미달을 말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황송하게도 사도로 부르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사도로 초대받은 것은 영적으로는 영광일지 모르지만 세속적으로는 바보 인생을 사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바보 원조는 예수님이니까요.
우리는 은총의 사람들입니다. 하느님 앞에 서면 먼지만도 못한 존재이지만 은총에 힘입어 우리는 주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제1독서에 나오는 이사야 예언자도 스스로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라고 고백했지만 은총으로 정화된 그 입술로 주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 제2독서에 나오는 바오로 사도 역시 과거에 교회를 박해했던 자신을 칠삭둥이에 비유했지만, 놀라운 주님의 섭리로 이방 세계에 복음을 전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의 응답만이 남아 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처럼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하고 응답하든가, 또 어부 제자들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르든가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해야 합니다. 자, 이제 주님을 따를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그리고 주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 대박임을 굳게 믿습니까? 그것이 우리의 믿음이요 희망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