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3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영국을 여행하는 한 나그네가 관광지로 유명한 해안지대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 바닷가에 많은 갈매기가 죽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죽은 갈매기 떼를 치우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그에게 물었습니다. “이 많은 갈매기가 왜 죽게 되었습니까?” 그는 “여기는 관광지가 되어서 여름 한 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관광객들은 늘 갈매기들에게 빵과 과자와 사탕을 줍니다. 갈매기들이 사람들의 손바닥에 올라앉아서 그런 먹이를 열심히 쪼아 먹지요. 사람들은 그게 재미있어서 더 열심히 그런 먹이를 주곤 합니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갈매기들은 입맛이 달라졌고, 그래서 이제는 자연의 먹이에는 식욕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철이 바뀌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고 보니 갈매기들은 별 수 없이 굶어 죽고 만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누가 이 갈매기들을 죽이자고 과자를 주었겠습니까? 갈매기를 향해서 총을 쏘는 사람에게는 나쁜 사람들이라고 나무라지만 갈매기에게 과자를 주는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나무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먹이가 결국에는 갈매기들을 떼죽음시킨다는 사실에 생각이 미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었습니다. 갈매기가 먹어야 할 음식은 따로 있습니다. 갈매기는 갈매기로서의 길을 가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나름대로 즐기느라고 이렇게 갈매기에게 먹여서는 안 되는 먹이를 준 결과로 이러한 일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분명히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면 꼭 먹어야 할 하느님 말씀이 있습니다. 그래서 40일간의 단식 후 배고팠던 예수님께서도 돌로 빵을 만들라는 마귀에게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하느님 말씀 주일을 지내며 예로니모 성인이 말씀하신 ‘성경을 모르는 것을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입니다.’라는 말씀이 새삼 떠오릅니다. 주님 말씀 주일을 지내며, 또한 을사년 지혜로운 변화를 상징하는 청사의 해에는 주님의 말씀을 듣는 자세를 다지고, 주님 안에서 사랑을 체험하고 전하며 진정한 주님의 제자가 되는 축복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을 믿는 우리의 주식은 하느님 말씀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