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대림 제3주간 훈화)

 

준주성범: 13장 유혹에 맞섬(2)

 

1. 모든 유혹의 시초는 마음이 흔들리고 하느님께 그다지 큰 신뢰를 두지 않는 데 있다. 키가 없는 배가 물결을 따라 이리저리 흘러가듯이, 사람도 마음이 약하여 자기가 정한 뜻을 버리면 여러 가지로 유혹을 받게 된다. 불은 쇠를 단련시켜 주고 유혹은 의인을 강하게 한다. 스스로 똑바로 서 있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우리에게 유혹은 가끔 우리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유혹이 시작되는 때를 특별히 경계해야 한다. 원수가 마음의 문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게 함은 물론, 들어오려고 문을 두드릴 때 문밖에서 대항하면 매우 쉽게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시초에 막아라. 오래 지체하여 병이 중해지면 약을 준비해도 이미 늦으리라.”라고 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생각만 마음에 들어오고, 그다음에는 맹렬한 상상이 일어나고, 그 후에는 쾌락이 생기고, 잇따라 악한 충동이 일어나고, 마침내 이를 승낙한다. 이와 같이 원수를 처음에 대적하지 않으면 원수가 완전히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유혹을 당하면서 오랫동안 대적하지 않으면 성전(聖戰 )에 게을렀던 만큼 사람은 날로 더 약해지고, 사람을 거스르는 원수는 점점 더 강해진다.


2. 그러므로 우리가 유혹을 겪을 때 실망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께 더 열심히 기도해야 할 것이니, 하느님은 우리가 곤란을 당할 때면 어느 때나 잘 도와주시며, 또한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능력 이상으로 겪게 하지 않으시고 시련과 함께 그것을 벗어날 길도 마련해 주실 것’(1코린 10,13 참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유혹을 당할 때나 시련을 겪을 때 우리의 영혼을 항상 하느님의 손아래로 낮추어야 할 것이다. 하느님은 마음으로 겸손한 이를 구하시고 들어 올리시기 때문이다.

 

<묵상>

역설적이게도 유혹은 우리를 영적으로 더 단련시키고 하느님 앞에서 겸손해지도록 만드는 훌륭한 시험도구이다. 유혹을 일부러 불러들일 필요는 없지만, 이미 내게 찾아온 유혹을 어떻게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죄에 떨어지기도 하고 의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항상 유의해야 할 점은 스스로 유혹에 강하다고 장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병이 악화되기 전에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니 유혹이 약하게 접근할 때 미리미리 경계하고 근절해야 할 것이다. 옛 속담에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고 한다. 유혹이 나를 걷잡을 수 없이 흔들기 전에 나는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고 겸손되이 하느님의 도우심과 보호하심을 청해야 할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인자하신모후(321)꾸리아 file 씨앗 2016.11.20 340
공지 천상의모후꾸리아(322) 현황 file 씨앗 2016.11.20 280
106 다해 연중 제7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5.02.23 26
105 다해 연중 제6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5.02.23 11
104 꾸리아 평의회 (25.02.16.일) file 전포홍보분과* 2025.02.17 60
103 다해 연중 제5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5.02.06 55
102 다해 연중 제4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5.01.30 52
101 다해 연중 제3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5.01.28 41
100 다해 1월 꾸리아 훈화 주임신부1004 2025.01.20 28
99 다해 연중 제2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5.01.20 23
98 다해 연중 제1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5.01.12 37
97 다해 주님 공현 대축일 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5.01.05 39
96 다해 성탄 팔부 축제 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4.12.30 43
95 다해 대림 제4주일 훈화 주임신부1004 2024.12.22 38
» 다해 대림 제3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4.12.18 47
93 다해 대림 제2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4.12.12 34
92 다해 대림 제1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4.12.12 22
91 계약의궤 신단원 선서식 file 전포홍보분과* 2024.11.27 60
90 꾸리아 연차 총 친목회(2) file 전포홍보분과* 2024.11.25 87
89 꾸리아 연차 총 친목회(1) file 전포홍보분과* 2024.11.25 68
88 레지오 마리애 환경 미화 활동 file 전포홍보분과* 2024.11.18 50
87 나해 연중 제33주간 훈화 주임신부1004 2024.11.17 5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