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중미사 강론
2024.12.14 15:02

대림 제3주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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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3주일(다해, 2018년 12월 16일)강론

 
오늘은 대림 제3주일이자 자선주일입니다. 전 세계교회는 오늘 2차 헌금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눔의 실천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제대 앞에는 어느새, 세 번째 대림초가 기쁨의 상징인 장밋빛으로 오시는 주님을 밝혀 줍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상조, 연금, 보험, 요양보호사’와 같은 말에 익숙해져있습니다. 이제 이웃들끼리 서로를 돕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조직과 복지 체계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내는 돈으로 우리들의 노후와 건강을 돌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보면 아직도 사회의 조직과 복지 체계에서 벗어난 가난한 이들이 있습니다. 스스로의 돈으로 노후와 건강을 책임지지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급속한 풍요와 발전이라는 옷을 바꿔 입으면서도 쉽게 버렸던 것들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즉, 주위에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이웃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며, 이웃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들이 그것입니다.
나눔으로써 가난한 이들의 잠자리가 따뜻해지고 밥상이 풍성해질 수 있다면, 병과 추위에 찌들린 독거노인들의 얼굴 가에 웃음이 돌 수 있다면 다른 어떤 위로의 말보다도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한 훈훈한 모습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세례자 요한은 함께하는 이웃들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도록 말씀하십니다.
먼저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세리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 그리고 군사들에게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세례자 요한은 회개하였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세례자 요한은 ‘나보다 더 크신 분이 오신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구세주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는 지금 그분이 보여 주신 사랑을 기억하며 금년에도 이 땅에 태어나실 ‘성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말씀과 표징과 삶으로서 하느님의 뜻에 응답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우리도 자비를 베풀면서 살아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예수께서는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올리신 다음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먹이셨습니다. 그리고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하시며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고, 스스로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타 언덕을 오르셨습니다.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맹자는 우리 인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4가지의 품성을 지닌다고 했습니다. ‘측은지심(惻隱之心: 불쌍히 여기는 마음 즉 사랑하는 마음), 수오지심(羞惡之心: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 사양지심(辭讓之心: 겸손하게 양보하고 공경하는 마음), 시비지심(是非之心: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입니다.’ 즉,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어 하는 것은 사람들이 가진 고유한 품성이라고 말을 합니다.
소위 역경(易經)이라 불리는 주역은 또 이렇게 말을 합니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선을 행하는 집에는 반드시 경사가 찾아온다.’라는 이야기입니다. 동양에서는 우리가 자선을 베푸는 것은 우리에게 있는 품성이며, 그런 자선은 결국 우리를 이롭게 한다고 말을 합니다.
 
예수께서도 ‘착한 사마리아’사람의 비유를 들어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은 혈통이나, 직책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강도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쓰러져 신음하는 사람을 못 본 척하고 스쳐 지나간 사람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없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일생을 가난한 이들과 함께했던, 가난한 자의 어머니 마더 데레사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랑을 그 일에 쏟아 넣었는가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주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랑을 그러한 나눔(증여)에 쏟아 넣었는가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지금 한해를 정리하는 12월을 지내고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올 한해를 돌아보면서 나는 과연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나의 사랑과 나의 마음을 담았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또한 나는 내가 가진 것들을 이웃과 나누기보다는 소유하려고만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항상 기뻐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사실 바오로 사도가 그 말을 할 때, 바오로 사도는 감옥에 있었습니다. 감옥이 호텔도 아니고 어디 휴양지도 아닌데 항상 기뻐하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감옥에 있으면서도 항상 기뻐하라고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분은 점점 커지셔야 하고, 나는 점점 작아져야 합니다.”라고 말했던 세례자 요한과 같은 겸손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던 철저한 겸손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많이 소유한 사람이 반드시 많이 나누는 것은 아닙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이제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이 대림시기도 세 번째 주일을 맞이했습니다. 구원된 새 하늘 새 땅을 위해서 나 자신이 회개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반성해봅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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