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대림 제2주간 훈화)
준주성범: 제13장 유혹에 맞섬(1)
우리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고통과 유혹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욥기에도 “인생은 땅 위에서 고역이요.”(7,1)라고 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우리를 속이려는 악마에게 기회를 주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며 살펴야 한다. ‘우리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하고 찾아 돌아다니기 때문이다.’(1베드로 5,8) 유혹을 한 번도 당하지 않을 만큼 거룩하고 완전한 사람은 없다. 유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혹이 비록 성가시고 심각한 것일지라도 유용할 때가 많은데, 이는 우리가 유혹을 통해서 겸손해지고 정화되며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들은 모두 다 많은 유혹과 시련 중에 지냈으며 그런 가운데 진보했다. 그러나 유혹과 시련에 맞설 수 없었던 사람들은 타락하거나 떨어져 나갔다. 유혹과 시련이 없을 만큼 거룩한 수도회도 없고, 그렇게 은밀한 곳도 없다.
사람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는 유혹에서 결코 안전할 수 없는데, 이는 유혹이 바로 우리 안에서 나오는 것이며 사람은 죄 중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하나의 유혹이나 시련이 지나가면 다른 유혹이나 시련이 또 온다. 우리는 원래의 은총 상태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항상 고통받을 일이 있다. 많은 사람이 유혹에서 도망치려 하다가 더 깊이 빠져들기도 한다. 유혹은 피한다고 해서 간단하게 피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오직 인내하고 참으로 겸손한 태도를 지님으로써 모든 원수들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
<묵상>
유혹은 우리의 본성이 나약하고 죄로 기우는 경향을 타고 났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혹 자체가 죄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죄 말고는 우리와 똑같은 처지의 인간으로 사신 예수님께서도 공생활 전에 40일 동안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다만 유혹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영성이 진보되기도 하고 퇴보하기도 합니다. 유혹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인간 실존은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겸손을 낳고 하느님의 도우심에 의지하는 믿음을 낳습니다. 악이 조장하는 유혹을 정면으로 맞서는 자는 항상 실패하고 맙니다. 악은 우리의 지능과 능력을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혹을 당할 때 우리는 하느님의 보호막 안으로 피신해야 합니다. 기도와 인내로써 성령 안에서 우리를 지켜야 합니다. 연말이라 더 많은 유혹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림시기, 우리는 보다 더 절제하고 기도하며 겸손되이 주님을 기다려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