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대림 제2주일 강론)

 

주님의 길을 닦아

 

(전포시대 인터뷰: 전포동의 첫인상은?)

 

벌써 대림 2주일이 되었습니다. 연말이라 시간이 정말 빨리 갑니다. 이번 주 대림초의 주제는 무엇일까요? 세례자 요한이 통하여 우리에게 전하는 대림 제2주일의 메시지는 회개입니다. 회개는 통렬한 반성과 다짐을 통해 삶의 방향과 내용이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회개는 자기중심에서 하느님 중심으로 생각과 마음과 행동이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 중심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자기중심의 길을 버려야 한다. 세례식 때 끊어버림 예식을 상기해 보십시오. 죄와 욕망과 악습을 끊어버린다고 했습니다. 끊어버리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를 버려야 합니다. 다시 말해 죄 속에 살아가던 과거의 나를 버리지 않는 이상 우리는 하느님의 생명을 누릴 수 없습니다.

 

아무튼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의 행보를 두고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실제 세례자 요한은 철저히 금욕생활을 하며 수도자처럼 광야에서 지냈습니다. 성경에서 광야는 무엇을 말하고 있습니까?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40년 동안 유혹받고 단련된 곳, 그러나 고통과 시련을 통하여 하느님 백성으로 다시 태어난 곳. 광야의 굶주림과 목마름 속에서 하느님 말씀이 참된 양식이요 생수임을 깨달은 곳이 바로 광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비록 우리 삶이 광야처럼 척박하고 고달프다 하더라도 그 안에서 우리를 당신의 백성으로 성장시키시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풍족하고 화려한 이집트에서는 하느님께서 안 계셨지만, 부족하고 남루한 광야에서는 하느님께서 항상 그들의 천막과 함께 이동하셨습니다. 우리는 안락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단련과 연마를 통해 하느님과 함께 영적 여정을 떠나는 존재들입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나의 길 혹은 우리의 길이 아니라 주님의 길이라고 했습니다. 등산로에 비유해 봅시다. 처음부터 등산로가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길을 자주 왔다 갔다 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길을 만들려면 첫째, 자주 그리고 많이 다녀야 합니다. 자주 기도하고, 자주 성경을 읽고, 자주 미사를 봉헌하고, 자주 선행을 행해야 합니다. 길이 나려면 부지런히 왕복해야 합니다. 둘째, 길을 만들려면 걸음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치워야 합니다. 길에 쏟아져 내린 돌들, 툭 튀어나온 나무뿌리들, 길 한복판으로 삐져나온 가지들을 치워야 합니다. 때로는 삽과 낫을 들어야 할 때도 있다. 그 장애물들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생각해 보십시오.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어둠과 슬픔, 절망과 좌절, 인색함과 나태함의 골짜기는 그 반대되는 주님의 복음으로 채워야 합니다. , 희망과 기쁨, 자선과 성실함으로 채워야 합니다.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교만의 산과 탐욕의 언덕은 모두 주님의 겸손과 가난으로 낮아져야 합니다.

 

굽은 데는 곧아지고

왜곡된 감정과 불의한 생각은 주님의 진리와 정의로 곧아져야 합니다.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우리의 거친 말과 행동은 주님의 평화와 온유로 평탄하게 되어야 합니다. 지난주 청년회 복음 나누기 7단계 말씀 나누기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동안 묵었던 감정과 분열, 오해와 미움이 있었다면 다 용서하고 화해해서 우리의 관계가 평탄화되었으면 좋겠다.’

 

회개를 위한 첫걸음은 고해성사입니다. 갈수록 고해성사를 기피하고 연기하는 분위기 속에서 다시 한번 광야의 소리가 외칩니다. 고해성사는 화해의 성사이고 자비의 성사입니다. 고해실은 부끄럽고 은밀한 프라이버시를 실토하는 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죄의 사슬에서 벗어나 주님께 나아가기 위한 은총의 성사입니다. 고백하지 않는 죄는 사라지지 않고 죽어서 불의 심판받습니다. 거저 받는 용서를 미루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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