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2 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늘 깨어 기도하라’는 말씀과 함께 대림 시기를 시작하였으며, 오늘은 ‘회개하라’는 세례자 요한의 음성을 들으며 대림 제2주간을 시작하였습니다. 반목과 미움과 폭력으로 얼룩진 지난 일들, 그 깊은 골짜기를 메우고 교만과 자존심의 산과 언덕들을 낮추는 일, 그리고 상처를 주고받으며 파이고 잘려나간 거친 마음의 길을 평탄하게 만들어 진정 가슴 속에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의 기도를 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기도를 통해 주님을 체험하고 영적 식별력을 키우는 작업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이 작업은 마치 김치를 담그는 것과 같습니다. 김치를 담그는데 빼놓으면 안 될 중요한 두 가지는 소금과 김칫독입니다. 배추가 김치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소금간이 배춧속으로 들어가 뻣뻣한 배추의 원래 모습이 사라져 숨이 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김칫독은 양념을 품고 있는 배추를 끝까지 보듬고 기다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금인 주님 말씀이 우리 몸에 들어와야만 교만하고 뻣뻣한 이기적인 우리 모습이 죽고 인간 본래의 맛이 향기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또 김칫독이 배추를 품듯이, 주님이 우리를 품을 수 있도록 자신을 믿고 맡겨야 맛있는 김장 김치가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품성은 사랑이고, 하느님의 모습은 끝없이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희생과 나눔의 모습입니다. 그런 하느님을 닮은 모습대로 살아가는 사람의 인권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회개의 삶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하기에 기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성모님처럼 주님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또 프란치스코 성인과 함께 ‘위로 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라고 주님께 기도하며 사랑과 평화의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