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복음 21,25-28.34-36
이번 주일에는 세상 종말을 묘사하는 듯한 복음 말씀을 우리는 듣습니다.
하늘과 땅이 흔들리고 모두가 공포에 휩싸이는 징조들이 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러한 때에 '사람의 아들이'(우리 주님께서) 오시는 것을 볼 것이며 오시는 그분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그러니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28절)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혹 우리는 이 종말이란 주제가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는지요?
종말을 우리 자신과 관련시켜서 두가지 모양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나의 생명을 다하는 죽음, 육의 마지막 순간,
2. 믿고 의지하던 것들, 삶의 가치와 희망이 무너지는 막다른 골목에 다라른 순간.
죽음이란 단어는 언제나 부정적으로 들리는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이때가 오히려 우리가 구원받을 때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현실에서 보이는 것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 특히 모든 것이 끝장나는 것 같은 순간에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야'한다고 말해줍니다.
그러나 죽음이, 절망의 상태가 나를 구원에로 바로 들어서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말씀은 이러합니다.
1.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2. "그날이 너희에게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3.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이 세가지가 종말을 맞이하는 우리의 태도, 대림시기를 보내는 우리의 자세,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각오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방탕과 만취, 일상의 근심은 오늘을 깨어 살지 못하게 합니다.
종말은 언제 들이 닥칠지 아무도 모르지만 깨어 사는 이에게는 그날이 덫처럼 덮치지 않을 것입니다.
언제라도 허리를 펴고 똑바로 하늘을 우러러볼 수 있는 힘은 기도에서 나옵니다.
이 대림시기동안 우리 다함께 깨어 기도하는 삶을 살아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