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4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우리는 전례력으로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지내며 한 해의 마지막 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왕은 당신의 백성을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왕으로 영접한 이들만 마지막 때에 당신의 나라에 살게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그리스도를 왕으로 영접할 수 있을까요?
벽돌로 지어진 성당에 들어가서 미사 한다고 그분이 나의 왕이 되시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가르침 안에 머물러야 그분의 시민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루에 성경을 한 줄도 안 읽는다거나 말씀을 묵상하기 위해 5분도 할애하지 못한다면 “당신이 왕이든 아니든 상관없소. 나는 지금 내 일에 바쁘오.”라고 말하는 빌라도와 같습니다. 그분 진리의 가르침에 관심을 가지고 더 알려고 노력해야 그분 나라의 시민이 됩니다. 그래서 구원받는 방법은 아주 쉽습니다. 그분이 가르치러 오신 것이 진리임을 믿고 그 진리를 알기를 원하고 그 진리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우리는 지난 일 년을 그리스도와 함께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이 길은 오늘을 넘어 영원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모든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고 주님의 말씀을 세상에 널리 전파하기를 바라시면서 “하느님 말씀의 날”을 제안하셨습니다. 그리고 한국천주교회는 한 해의 마지막 주간인 연중 제34주간을 성서 주간으로 정하여 더 많은 이들이 성경을 접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대로 “하느님 말씀에 대한 신심은, 아름답지만 선택할 수 있는 많은 신심 가운데 하나가 아닙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 삶의 가장 핵심이며 정체성입니다. 그 말씀은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례력으로 한해의 마지막 주간을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지내야 할 것입니다. 이때만이 우리는 진정 예수님을 우리의 왕으로 모실 수가 있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우리의 왕이신 주님의 말씀과 함께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여, 주님께서 우리의 삶을 이끌어주시고 지켜주시며 축복해 주시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새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