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한 해를 마무리하는 교회의 전례력에 맞추어 오늘 복음에는 세상의 종말, 그리스도의 재림, 심판의 주제가 나옵니다. 종말에 대한 말씀들은 먼 훗날이 아니라 오늘을 위한 권고이자 가르침입니다. 오늘 하느님의 뜻을 찾고, 오늘 사랑을 실천하며,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라는 것이 종말에 관한 가르침입니다.
아주 옛날 거대한 왕국을 다스리는 왕이 있었습니다. 왕은 나라 전체를 둘러보고 싶어서 길을 떠났는데 돌멩이도 많고 길이 울퉁불퉁했기 때문에 궁에 돌아왔을 때 그의 양발은 상처가 나고 엉망이 되었습니다. 왕은 모든 길에 모피를 깔라고 지시했습니다. 모든 관리가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했지만, 감히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 관리가 용감하게 진언을 했습니다. “폐하, 우리 나라가 왜 그렇게 헛된 것에 국고를 소비해야 합니까? 폐하께서는 왜 소가죽으로 신발을 만들어 신을 생각을 하지 않으시는지요? 가죽신을 신으면 돌멩이가 많은 길을 걸어도 아프지 않을 것이고 나라는 많은 물자를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가죽으로 신발을 만들어 신었는데 이것이 최초의 가죽 신발이라고 합니다.
모든 것이 끝나는 그날은 신앙인들에게는 영원한 세상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영원한 세상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은 현세에서 우리가 쌓은 지혜와 부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사랑하는 마음의 크기를 재어 주어질 것입니다. 세상이 엉망이라고 또는 우리 이웃들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기 전에 우리의 삶과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도 세상과 이웃이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이것이 참된 회개인 것이며, 주님이 준비한 영원한 새로운 삶에 한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열심히 분주하게 살아가는 것과 잘 사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우리는 잘 살아야합니다. 헨리 나웬 신부님은 “주님은 오십니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 내년이 아니라 올해, 우리의 비참함이 다 지나가고 난 뒤에가 아니라 그 비참함 한가운데로,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서 있는 이곳으로 주님은 오십니다.”라고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가난한 이들을 생각하는 이 주간, 이웃들을 통해 우리의 사랑을 꽃피워 주님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