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태오복음 5,1-12ㄴ
올해는 가을이 늦게 찾아오네요.
산들은 색동옷을 입고 발밑에는 낙엽이 밟히는 11월에 교회는 죽음을 묵상하고 죽은 이들을 기리는 달로 보내며, 그 첫 날인 오늘 알려지지 않은 성인들, 이름없는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축일을 지냅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성인이 되라고 하느님께서 부르시고 계시니 이 날은 우리들의 날이기도 합니다.
하느님 안에서 영원하고 참된 행복을 누리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복음 말씀으로 교회는 예수님의 산상 수훈, 참 행복의 길을 들려줍니다.
이 세상에서 말하는 행복한 삶과는 무관할 뿐 아니라 어쩌면 정 반대의 삶이라고 할 수 있는 길입니다.
'어찌 가난이, 슬픔이 행복의 길입니까?'
'손해보고 굴욕당하기 일쑤인 온유함이 행복의 길일 수 있습니까?'
'의를 추구하다가는 따돌림 받기 십상인데 무슨 말씀입니까?'
'자비요? 그건 바보들이나 하는 것이지요.'
이런 질문들이 뒤따르게 되는 말씀입니다.
한데, 지난 이 천년 동안 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참 행복의 맛을 누리며 예수님의 뒤를 따라 걸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여덟가지 참 행복의 길은 예수님의 가르침의 골자입니다.
제자들 뿐 아니라, 유대민족은 물론 모든 이들에게 주시는 가르침입니다.
이 참된 행복은 다가온 메시아의 시대, 하느님의 나라에 관한 선포입니다.
옛 예언자들은 메시아의 시대는 가난한 이들, 굶주린 이들, 압박당하는 이들의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 시대가 왔노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 나라는 우리 모두를 위한 나라이고 당신께서 오심이 바로 하느님나라라고 선포하십니다.
가난과 슬픔 그 자체는 행복일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주님이 이제 와 계십니다. 그래서 행복이 될 수 있습니다.
온유하고 겸손하신 주님과 함께 있기에 손해보는 길, 바보스런 길을 걸어 참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행복의 비결은 '주님과 함께'하는데에 있습니다.
그분과 함께 하기에 그분을 닮아서 마음이 가난하고 온유하며 의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습니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두 번 생애를 살지 않습니다.
물질에 묻혀 뜻없는 삶을 살다가 갈 것인지 아니면 하느님나라를 이 세상에서 앞당겨 살 것인지요?
무엇이 우리를 정말 행복하게 해줄 것인지 진지하게 자문하고 택해야 할 것입니다. 쉽지 않습니다만 그분께서 함께 해주십니다. 언제나!!
이것이 천국입니다.
천국을 앞당겨 살지 않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