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코 소경

복음서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보면, 1부는 갈릴래아 호수가에서 있었던 일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으며, 2부는 예수님이 갈릴래아 호수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여정 중에 있었던 일을 전합니다. 그리고 제3부는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대해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오늘 복음은 제2부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리코라는 작은 마을에서 있었던 소경과 예수님의 만남을 전해줍니다. 오늘 복음으로 마르코 복음의 제2부는 끝나고 제3부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일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좀 더 깊이 묵상하기 위해서는 복음의 제2부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여정 중에 있었던 일을 좀 더 알아봐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수가에서의 복음선포를 중단하시고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십니다. 이 여정 중에 예수님은 세차례에 걸쳐 당신이 예루살렘에서 수난당하고 죽임을 당하실 것이며 부활하실 것이라고 예고하십니다. 세차례의 수난 예고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은 예수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이 받을 보상이나 영광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사실 첫번째 수난 예고 후에 베드로는 예수님을 반박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라하시며 꾸짖으십니다. 두번째 수난 예고 직후에, 제자들은 누가 가장 큰 사람인지를 놓고 서로 다툽니다. 예수님은 첫째가 되려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십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수난 예고 후에 제자들은 예수님께 자신들의 청을 들어달라고 부탁합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제자들은 영광의 날에 하나는 예수님 오른쪽에 다른 하나는 왼쪽에 앉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그들의 청원에 예수님은 너희는 내가 마시는 잔을 마실 수 있느냐?’하고 되묻습니다. 이렇게 보면 제자들은 세번에 걸친 수난 예고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예수님에 대해 눈을 뜨지 못했으며, 예수님의 참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 세번째 수난 예고에서 예수님의 질문 내가 너희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잠시 우리가 집중하고 머물러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세번째 수난 예고에 곧바로 이어집니다. 예수님은 당신 수난과 죽음의 장소에 예루살렘 직전에 계십니다. 그곳 예리코에서 소경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소경에게 제자들에게 했던 똑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이 대답에 그 소경은 다시 볼 수 있기를 청합니다. 그 청원대로 그는 눈을 떴고, 곧바로 그는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섭니다. 소경은 예수님을 알아보자 마자,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여정에 동반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예리코의 소경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과 예리코 소경 가운데 참으로 예수님에 대해 눈을 뜨고, 예수님을 제대로 이해하고 본 사람은 누구인지 우리에게 묻습니다. 참으로 눈을 뜨지 못한 사람은 누구인지, 예수님을 참으로 따라나선 사람은 누구인지 우리에게 묻습니다.

그리고 나서 오늘 복음은 제자들에게 하신 질문이자 예리코 소경에게 하신 질문, 바로 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집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오늘 예수님의 이 질문에 우리 역시 예수님을 알 수 있게 우리의 눈을 열어 주시도록 청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눈을 뜨게 해 주시어, 우리 가운데 활동하시는 주님을 깨닫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이 미사를 정성껏 봉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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