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연중 제29주일 전교주일 강론)

 

선교합시다!

 

지난주 최초로 지역 선교를 실시했습니다. 다들 처음이라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거리 선교가 아니라 인구가 많은 큰 아파트 단지(아이파크, 더 샵, 한신, 롯데 케슬) 내 선교 부스를 마련하고 그 아파트에 거주하는 구역장, 반장, 선교분과, 레지오 단원들이 합동으로 선교를 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민들의 반응은 아예 무관심하거나 천주교도 이제 개신교처럼 하네라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본인이 천주교 신자라고 밝히며 웃어주는 사람도 있었고, 잘 아는 사이이고 같은 아파트 사람이라 호의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아직 입교 의사를 밝힌 외인은 없지만 천주교를 직접 홍보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내 신앙을 증거하는 것도 참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하나의 이벤트성 선교 방법이긴 하지만 한 달간의 현장 선교가 일상 선교 운동의 효시이기를 바랍니다. 전교는 전교의 달에만 하는 것이 아니지요. 내가 속한 가정과 동네에서 가족과 지인들을 중심으로 연중 내내 선교해야 합니다. 오늘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역설합니다.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신천지의 교세가 날로 무서운 속도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교리는 이단이지만 신자 포섭 과정은 배울만합니다. 1단계: 목표를 정하고 접근방법을 연구합니다. 보통 61조가 선교 대상 1명을 담당합니다. 2단계: 선교 대상자의 성격, 가정환경, 직업, 욕구, 관심사, 애로점을 다 파악하고, 우연을 가장하여 접촉을 시도하고, 점차 친밀도를 높여 갑니다. 3단계: 선교 대상자의 정신적인 결여와 현실적인 필요를 채워주며 상처와 고독을 위로하는 등 강한 결속을 만들어 갑니다. 4단계: 직접 교리를 말하지 않고, 경청과 환대 속에서 핸드폰 작동법, 취미 동아리, 취업 알선, 친구 소개 등 인간적인 방식으로 친교를 맺고 우정을 쌓아갑니다. 5단계: 어느 정도 밀착된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그 무리에서 이탈하는 것이 미안하고 아쉬움으로 다가올 때 성경공부를 하자고 유인하여 점차 이단 교리를 세뇌시켜 나갑니다.

 

신천지의 선교 전략을 정리하면 1. 치밀한 대상자 분석과 전략 수립 2.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접촉과 친교 3. 대상자의 결여와 필요를 해결 4. 환대와 다양한 인간 관계망 속에서의 돌봄과 꾸준한 관리입니다. 이는 특히 젊은이들에게 잘 먹힙니다. 그들은 무엇이 진리이고 거짓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인정받고 사랑받느냐 아니면 외면당하고 냉대받는가 더 중요한 관심사이기 때문입니다.

 

, 이제 천주교와 비교해 봅시다. 일반적으로 천주교는 점잖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종교라 는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약점은 새로운 신자들에 대해서 관심도 접촉도 없다는 점입니다. 전입자, 신영세자, 예비신자들이 하나 같이 느끼는 점입니다. 성당이 우리 집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누구도 환대하지 않고 식구로 초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떤 부류는 함께 하는 것보다 혼자 신앙생활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익명성 속에서 개인 신앙생활만 열심히 합니다. 구태여 나와 상관없는 일과 불편한 인간관계 안으로 들어가기 싫어합니다. 그래서 반·구역 소공동체, 제 단체 가입과 활동을 주저합니다. 시간도, 관심도, 필요도 없습니다.

 

오늘 마태오 복음 마지막 구절은 선교를 명령하고 난 다음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입니다. 주님의 현존을 늘 체험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몫을 혼자만 소유하지 않습니다. 좋은 것이 있으면 자녀들에게 먼저 나눠주듯이, 또 이웃들에게 그것을 먼저 자랑하고 소개하듯이 선교는 하느님 현존 체험의 자연스러운 열매입니다. 누군가가 나의 입교 권면을 통해서 교회의 문을 두드린다면 한 명의 영혼을 구하는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까? 이것은 그 어떤 선행보다도 값진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교 사명, 부끄러워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실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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