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9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이번 주일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내려진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인 모든 이에게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되새기며 우리의 사명을 되돌아보는 제98차 전교주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선교하면 오지에 선교사들이 파견되어 펼치는 선교 사업이나, 작게는 띠를 두르고 가두 선교나 가정을 방문하는 것을 떠 올리며, 나는 그렇게 못한다고 하면서 특정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것만이 선교의 활동이 아닙니다. 짧은 생을 사셨고 또 수도원에만 있으면서도 전교의 수호 성녀가 되신 소화 데레사처럼, 보이지 않는 기도와 희생으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선교 왕은 그저 자신의 옷 가게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찬미 예수님!’ 하며 웃으면서 인사했다고 합니다. 그 인사말은 1984년에 교황님이 우리나라에 오셨을 때 처음으로 한 인사입니다. 그리고 다른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그 손님 중에서 일 년에 40명이 세례를 받기를 원해서 인도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분이 하신 일은 가톨릭교회의 신자라는 자부심으로 그저 인사로 사랑을 전한 것뿐이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주위에는 작은 사랑의 실천으로도 입교할 수 있는 수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신앙인들이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보다도 “사랑하기 때문에 행복한 그들의 모습”에 더 큰 충격을 받았고 주님 초대에 응답했다고 합니다.
교황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잔치에 초대하여라”(마태 22,9)는 주제로 이 전교 주일을 지내며, 모든 신앙인이 이웃들을 주님 사랑의 잔치에 초대할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우리가 이웃을 잔치에 초대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선교와 사랑을 떼어놓을 수가 없습니다. 아니, 선교는 사랑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주님의 말씀을 실천합니다. 주님의 말씀 자체가 사랑입니다. 아버지께서 인간을 사랑하지 않으셨다면 당신의 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주신 것처럼, 우리도 이웃을 사랑함으로 주님을 보여 주고 주님의 잔치에 그들을 초대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