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연중 제28주간 훈화)
준주성범: 제5장 성경을 읽음
성경을 읽는 것은 진리를 찾기 위해서이지 문장을 따지기 위해서가 아니다. 성경을 읽을 때는 성경을 쓴 그 정신으로 읽어야 한다. 자신에게 유익한 것을 찾기 위해서 성경을 읽는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성경에 대한 지식을 드러내려고 읽는 것이 아니다. 고상하고 심오한 서적을 읽는 것과 같은 정성으로 마음을 다하여 성경을 읽어야 한다. 성경을 쓴 저자의 권위를 따지지 마라. 그의 문학적 기술이 탁월하든 그렇지 못하든 상관치 말고, 오로지 진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누가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찾지 말고, 무엇을 말씀하셨는지에 주의를 기울여라.
사람은 죽어 사라져도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여라.”(시편 117,2) 하느님께서는 사람에 대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우리는 호기심을 가지고 성경을 읽기 때문에 자주 해를 입는다. 그대로 읽어 나가도 좋을 것을 알아들으려 해석하려 한다. 성경을 읽어 유익해지려면 겸손한 마음으로 순박하고 성실하게 읽어라. 그리고 남에게 성경에 대해 박식하다는 말을 들으려는 마음을 절대로 갖지 마라.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성인들의 말씀에 귀 기울여라. 성현들이 비유를 들어 해석한 것은 아무 뜻 없이 한 것이 아니니 이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묵상>
성경을 분석하기보다 단순한 마음으로 성경을 읽고 그 메시지를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의 귀고 2세의 성독(聖讀: Lectio Divina) 방법론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독서는 행복한 삶의 감미로움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고, 묵상은 그 감미로움을 발견하는 것이며, 기도는 그것을 청하는 것이고, 관상은 그것을 맛보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독서는 단단한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는 것이고, 묵상은 그것을 잘게 씹어서 가루로 만드는 것이며, 기도는 그 맛을 보는 것이고, 관상은 기쁨과 새 힘을 주는 감미로움 그 자체입니다. 독서가 껍질에 머무는 것이라면 묵상은 그 속 깊은 데까지 뚫고 들어가는 것이요, 기도가 갈망하게 된 바를 청원하는 것이라면 관상은 얻게 된 감미로움을 누리는 것입니다....묵상 없는 독서는 건조하며 독서 없는 묵상은 오류에 빠지게 쉽고, 묵상 없는 기도는 미지근하며 기도 없는 묵상은 결실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