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중미사 강론
2024.10.13 08:55

연중 제28주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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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8주일(나해, 2024년 10월 13일)강론

 
그 무덥던 불볕더위의 여름도 뒤로하고 이제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오곡백과가 풍성히 결실을 맺고 들녘엔 곡식들이 누렇게 고개를 숙이는 성숙의 때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이러한 시기를 감사할 수 있으라고 로사리오 성월로 제정해서 자주 묵주기도를 드리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특히 이 나라를 지키며 살아가는 군인들을 위한 군인주일입니다. 지난 코로나 시기에 줄었던 군인 세례 숫자도 작년 한 해 동안 3891명의 군 장병들이 세례를 받아 3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합니다. 현재 100명 이상의 군종 사제들이 특히 쉬는 군인 젊은이들을 위해 찾아가는 사목을 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에 오늘 전국 각 본당에서는 군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고 2차 특별헌금을 봉헌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나름대로는 십계명을 충실하게 지키고 산다는 부자 청년이 예수님에게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고 질문을 던집니다. 이에 예수께서는 가서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예수님을 따르라고 가르치시자 부자 청년은 울상이 되어 떠나간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보다 쉬울 것이라고 가르치십니다. 이 말씀에 제자들이 깜짝 놀랍니다. 사실 탐욕으로 가득 찬 부자들이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음을 우리는 현세를 살아가면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1988년 미국 조지아주의 자동차 수리공 ‘풀 쿠니’라는 청년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복권이 당첨되었는데 당시 우리 돈으로 240억 원의 당첨금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며 부러움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저는 여전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하고 성실하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돈은 쿠니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습니다. 그는 1년 후 자신이 일하던 자동차 회사를 인수했고 아내가 일하는 도너츠 가게도 인수하여 사장이 되었습니다. 돈을 물 쓰듯이 하며 즐기다가 결국 회사는 부도가 났고 부부는 이혼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빚을 지고 옛날보다 더 비참한 신세가 되었다고 합니다. 쿠니 뿐만 아니라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90% 이상이 실패한 삶을 산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사행성의 일확천금이 복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화를 몰고 왔던 것입니다.

한국에는 ‘졸부’가 많다고 합니다. 졸지에 부자 된 사람들입니다. 부동산 졸부, 로또 복권당첨으로 횡재한 사람들, 소위 암호화폐 혹은 가상화폐라 불리는 ‘코인’으로 횡재한 이들이 있지만, 그중 많은 이들이 가정파탄이 일어나거나 하나같이 끝이 좋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없던 돈이 생겼으면 더 행복해야 하는데 더 불행해졌습니다. 그것은 나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재물의 노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더 가지려는 욕심 때문에 부자간, 부부간, 친지, 이웃 간의 관계를 다 잃고 만 경우가 허다합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참으로 재물은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신 것을 잠시 관리하는 것뿐입니다. 잠언 30장 8에서 9절을 보면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시면 제가 배부른 뒤에 불신자가 되어 ‘주님이 누구냐?’ 하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면 가난하게 되어 도둑질하고 저의 하느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
이 말씀은 물질에 관한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사람을 위해 돈이 있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돈을 위해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물질적으로 갖지 못한 것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어리석음에 빠져 있습니다.
 
예수께서 태어나신 고향에는 두 개의 큰 호수가 있는데 북쪽에는 갈릴래아 호수가 있고 남쪽에는 소금 바다인 사해가 있습니다. 두 호수는 요르단강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갈릴래아 호수는 계속 요르단강 쪽으로 물을 흘려보냅니다. 따라서 물이 항상 맑고 깨끗합니다. 그러나 사해는 계속 받기만 하고 흘려보내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되었습니다. 나누어 줄 때 새로운 축복이 밀려들어 오는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재물에 집착하여 이웃사랑도 실천하지 못하고, 주님을 따라나서지도 못하는 오늘 복음의 우매한 부자 청년이 바로 우리 자신이 아닌지 반성해볼 일입니다.
한 푼도 손에 쥐고 태어나지 않았고, 한 푼도 손에 쥐고 가지 못할 우리네 인생입니다. 적지만 서로 나누고, 사랑하며 주님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믿음의 길을 선택할 때 우리는 좀 더 여유 있고 자유로운 인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이 있는 하느님의 나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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