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연중 제27주간 훈화)
준주성범: 제4장 슬기롭게 행동함
1. 무슨 말이든지 다 믿을 것도 아니요, 마음속에서 무슨 충동이 생겼다고 즉시 그대로 할 것도 아니다.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여 매사에 주의 깊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는 남을 착하다고 하기보다 그르다고 믿고 말하기가 일쑤다. 우리는 그렇게 연약하다. 그러나 완덕에 이른 사람은 남의 말을 쉽사리 믿지 않는데, 그는 사람들이 연약하여 악으로 잘 기울어지고, 말실수도 하기 쉽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2. 무슨 일을 하든지 조급히 굴지 않고, 자기의 주장만을 고집하여 내세우지 않는 것은 큰 지혜다. 다른 이의 말을 분별없이 믿지 않고, 들은 말이나 자기가 믿는 것을 즉시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 것도 큰 지혜다. 지혜롭고 또 양심이 바른 사람에게 가서 가르침을 청하여라. 너희 생각을 고집하기보다는, 너보다 더 훌륭한 사람에게 가서 배우도록 힘써라. 착하게 살아야 하느님의 뜻에 맞는 지혜로운 사람이 될 것이며, 좋은 경험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사람이 스스로 자기를 낮추어 생각할수록, 또 하느님께 더 잘 순종할수록 모든 일에서 지혜로워질 것이며 평화롭게 살 것이다.
<묵상>
일찍이 성 아우구스티노는 우리가 믿어야 할 대상은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항상 불완전하여 변덕이 많지만, 하느님은 완전하셔서 변함이 없이 신실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인은 인간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용서와 연민의 대상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연약함 때문에 우리는 항상 죄를 짓고 실수하기 마련입니다. 또 상대를 너무 믿어도 그로 인해 실망감이 큽니다. 일상 중에 우리가 짓는 죄 대부분은 말에서 나옵니다. 함부로 비난하고, 조그만 사실을 부풀려 이야기하고, 남의 말을 옮기면서 와전시켜 버립니다. 전포성당은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함께한 세월이 깁니다. 그러다 보니 악감정이 쌓이고 쌓여 이제는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경우도 있습니다. 레지오 단원 여러분, 이제는 우리가 내려놓아야 할 때가 오지 않았습니까? 적어도 성모님의 충직한 군대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