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6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오늘 복음은 죄짓게 하는 사람은 목에 연자 맷돌을 달고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낫고, 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손을, 발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발을 찍어 버리며, 눈이 죄짓게 하거든 눈을 빼어 버리라고 말합니다. 이 말씀대로 우리가 실천한다면 한 주가 지나지 않아서 손이나 발이 하나둘씩 없어지는 사람이 꽤 생길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어떠한 마음으로 이 말씀을 받아들이고 실천해야 하겠습니까?
김유신이 젊었을 때 아끼던 말의 목을 내리친 사건이 있습니다. 15살 때 화랑이 된 김유신은 천관이라는 기녀를 알게 되었는데 이 기녀는 미모뿐 아니라 학식까지 뛰어나 말 그대로 재색을 겸비한 미인이었습니다. 천관녀에 반한 김유신은 그 집을 자주 찾았고 천관녀와 사랑을 키워갔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부모님께 호된 꾸지람을 듣게 됩니다. “네가 장차 삼국통일의 큰 꿈을 천하에 펼칠 대장부란 말이냐?” 심한 꾸지람을 들은 김유신은 천관녀의 집에 두 번 다시 출입하지 않기로 굳은 결심을 합니다. 어느 날 김유신은 술에 취한 채 말을 타고 집으로 오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말이 습관적으로 천관녀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김유신이 눈을 떠보니 천관녀가 생긋 웃으며 “그러면 그렇지, 오실 수밖에 없지요”하고 반갑게 맞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김유신은 칼을 빼어 말의 목을 치고 그 길로 돌아서서 자기 길을 갔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결단이 필요한 때가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죄의 유혹 앞에서 바로 이러한 결단을 요구하십니다. 습관적으로 되풀이하는 죄들 특히, ‘말’로 죄짓는 일이 우리 주위에 참으로 많습니다. 남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가 하면 소문을 내고 헐뜯는 버릇이 습관적으로 배어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본인뿐만 아니라 이웃에게 심한 상처를 주고 공동체를 분란에 빠뜨리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은 남에 대하여 말할 때마다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노력을 하고 남에게 희망을 주는 말을 하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오늘 예수님의 단호한 가르침입니다. 죄에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게, 사람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살아갈 것을 가르치신 예수님의 오늘 말씀을 마음에 담고 실천하여 축복이 가득한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