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코복음 8,27-35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이 질문을 던지십니다.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이 질문은 수 세기를 걸쳐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대답해야 했던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질문에 개적으로 답할 때까지 우리의 신앙은 다만 주입된 신앙, 흉내내는 신앙,
뿌리없는 신앙일 뿐입니다.
물론 우리는 다른 이의 신앙 고백, 증언을 통해 믿음의 길에 들어섭니다.
하지만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라고 한 베드로의 대답이 어느 시점에 가서 나의 확신이 되지 못한다면 나는 <신앙 따로, 생활 따로>를 살 뿐입니다.
오늘 복음 구절은 마르코복음의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가는 시점, 중앙에 배치하여 그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마르코 복음 전체가 이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려 하고 있다고 주석가들은 말합니다.
복음을 읽는 이들이 끝에 가서 백부장의 입을 빌어 표현한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는 신앙고백을 하도록 초대합니다.
마태 복음에서 오늘 복음 본문의 병행구절(16,13-20)을 보면 베드로의 이 신앙 고백을 예수님께서 들으시고
"너는 행복하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알려 주셨다."고 하시며 베드로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맡기십니다. 또 제자들의 수장으로 삼으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즉 그분이 주님이시고 구원자이심을 알아 보는 것은
하늘의 아버지께서 계시해 주셔야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그 계시의 말씀을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영을 나누어 주셨습니다."(요한 1서 4,13)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께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신비는.... 지금은 성령을 통하여 ...계시되었습니다."(에페3,5)
성령께서는 우리 안에 계시면서 끊임없이 속삭이십니다. 우리를 예수님께로, 아버지께로 데려가십니다. 우리 삶의 방향을 하느님께로 인도하십니다.
이 성령께 귀 기울이지 않고 세상의 사고방식을 따라 판단할 때 예수님으로부터 베드로가 받은 꾸중을 우리도 듣게 될 것입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33)
물러가라(원문의 뜻은 '내 앞에서 있지 말고 내 뒤로 물러나라'란 뜻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내 삶의 일, 세상사를 주님보다 더 잘알고 있는 양 기도하는지요!
"주님, 이 일은 이렇게... 저일은 저렇게 해 주십시오."
우리가 주님을 가르쳐 드리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듣고 따라가는 우리가 되어 매일의 삶 속에서 예수님이 주님이심을,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이심을 체험하여 알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 당신은 저의 반석, 저의 구원자, 저의 하느님, 내 좋은 것 당신 밖에 또 없나이다."(시편18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