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9일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by 김해_홍보분과베네딕도 posted Sep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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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9일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율법과 계명은 사랑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율법과 계명의 목적을 잊어 버렸다. 율법과 계명을 철저하게 지킴으로써, 자신들의 삶 속에서 보여지는 경건함과 의로움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단절을 가져 오고, 불통을 가져 온다면, 그 경건함과 의로움은 하느님께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다. 바리사이들의 율법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실은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려고 하는 짓거리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 욕심이라는 것은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바리사이들의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삶의 방식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욕하거나, 적어도 그들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하며 살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삶의 반만이라도 따라서 흉내라도 내 볼 수 있다면, 율법과 계명을 지키고자 하는 그들의 열망과 열정의 반이라도 따라서 흉내라도 내 볼 수 있다면, 어쩌면, 이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더 정의롭고, 질서 있는 세상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이 잘못한 것이 있다면, 어떤 경우에 있어서도 계명과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려고 했던 그들의 비타협정신이 아니다. 그들의 융통성 없는 고지식함도, 율법이나 규정이나 법령에 대한 지나친 얽매임도 아니다. 그들이 잘못한 것은 율법을 지키고 싶어도 지키기 힘든 사람들, 하루 벌어 하루 살이로 겨우 목숨 줄 연명하는 이들, 가난이 죄라고, 제대로 된 교육 한번 받아 본적 없어서 글조차 읽을 줄 모르는 이들을 싸잡아서, 암 아하렛츠, 직역하면 ‘땅의 백성’이라는 말이지만, 히브리어의 뉘앙스를 살린다면, 땅버러지들이라고 손가락질하며, 그들을 하느님의 뜻을 어긴 ‘죄인’ 취급을 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시어머니 욕하면서 닮아간다는 말이 있다. 바리사이들을 비난만하거나 손가락질만하거나, 욕만 하다 보면,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그들을 닮은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바리사이들을 반면교사 삼아, 내 삶을 추스르고, 내 삶을 정리정돈하는 시간들을 오늘 하루 10분이라도 가져봄이 어떠하시겠는가 ? 오늘 복음은 나를 한번 유심히 되돌아보라 충고한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