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0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몇 년 전부터 텔레비전에 가장 많이 나오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일명 ‘먹방(먹는 방송)’입니다. 맛있는 식당, 즉 맛집을 찾아다니며 촬영합니다. 많은 이들이 이런 ‘먹방’ 프로그램을 보고, 그곳을 찾아가서 줄까지 서며 맛을 보기 위해 기다립니다. 텔레비전뿐 아니라 수많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먹방’은 인기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뻐한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과 SNS를 통해서 마치 먹는 것만 이 세상에서 가장 기쁘고 중요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당연히 먹어야 하고, 이를 통해 기쁠 수 있지만 이러한 기쁨은 오래가지 않으며 전부가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빵으로만 살지 않고, 주님의 말씀으로”(신명 8,3; 마태 4,4) 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성녀 마더 데레사 수녀님이 우리나라에 오셨을 때 일입니다. 그때 마더 데레사는 무척 연로하셨습니다. 연세 많으신 분이, 그 노구에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사람들을 만나고 가난한 곳을 방문하는 등 한시도 쉬지 않고 일을 하러 다녔습니다. 이를 지켜본 기자가 놀라서 수녀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십니까? 지치지도 않으십니까?”마더 테레사 수녀님의 대답은 이것이었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힘으로 삽니다. 아침 미사 때 성체를 모시고 하느님의 힘으로 사는데 제가 어찌 지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만나와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6,58)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성체는 살아계신 주님께서 현존하시는 생명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믿고 성체를 모시는 사람은 그 힘으로 살고 그분의 삶을 드러냅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달아라.”라는 화답송의 말씀처럼(시편 34 화답송), 그리고 “어리석음을 버리고 살아라. 예지의 길을 걸어라”(잠언 9,6)라는 말씀처럼, 성체로 힘을 얻어 참된 지혜를 깨달아 주님의 삶을, 주님 사랑의 길을 힘차게 걸어가며 주님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