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지난 4주 동안 주일미사 복음으로 요한복음 6장을 연속해서 읽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6장의 첫 시작은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천명이 넘는 사람을 배불리 먹이신 기적으로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기적의 의미를 깨우쳐 주시고, 우리가 하느님의 생명으로 충만하게 사는 길을 가르쳐 주십니다.

무엇보다 먼저, 예수님은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많은 사람을 먹이셨습니다. “먹는다는 말은 산다는 말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먹는 것으로 유지되고 지속됩니다. 빵과 물고기는 인간이 먹고 살기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양식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단순히 우리가 육체적으로만 먹고 살기만을 바라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인간에게는 육체적으로 먹고 사는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먹고 사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참으로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참으로 영적인 존재로 살기 위해서는 영원한 생명의 빵을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의 빵이 무엇인지 밝혀 주십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우리가 참으로 인간답게 살기위해서는, 우리가 참으로 영을 지닌 존재로서 살기 위해서는 빵과 물고기 너머 생명의 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생명의 빵이란 다름아닌 예수님의 몸, 예수님의 살입니다. 이 말씀으로 예수님께서는 성체성사의 의미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십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는 예수님의 몸을 먹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몸을 먹음으로써 영원 안에 살게 됩니다. 
우리의 삶이 육체 안에 갇히지 않고 영원을 향해 서 있게 됩니다. 성체성사는 우리에게 참으로 먹고 사는 일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 줍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님의 몸을 먹음으로써 우리는 영원하신 하느님 안에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는 예수님 안에 머무르고, 예수님이 우리 안에 머무르십니다. 예수님과 우리 자신이 완전한 일치를 이루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존재의 가장 깊은 곳에 예수님은 머무르시고, 우리의 온 삶이 예수님의 의해 지탱되며, 우리의 인생이 예수님의 은총으로 가득하게 됩니다. 참으로 우리의 삶이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삶이 됩니다.

성체성사 안에서 우리가 봉헌하는 빵과 포도주는 주님의 몸과 피로 변합니다.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온갖 수고를 하여 빵을 만들어 냅니다. 우리는 슬픔과 고통, 기쁨과 희망을 나누기 위해 포도주를 만들어 냅니다. 빵과 포도주는 우리 노동과 노고의 결실이고 우리의 슬픔과 기쁨의 상징입니다. 이처럼 성체성사 안에서, 우리가 함께 봉헌하는 미사 안에서 우리의 삶 전체가 하느님께 봉헌되고, 우리 자신과 우리의 삶 전체가 그리스도와 일치하게 됩니다. 이렇게 성체성사는 빵과 포도주가 주님의 몸과 피가 되듯, 우리의 삶이 주님과 하나되게 만들어줍니다.

오늘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우리가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이 우리 안에서 머무르시며 살아계시도록 기도하며, 이 미사를 정성껏 봉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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