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연중 제19주일 강론)

 

성체성사의 신비

 

오늘 복음도 지난주에 이어 생명의 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님께서는 스스로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라고 당신의 신원을 밝히십니다. 우리는 미사 때마다 성체성사 안에 계시는 주님을 알현하며 그분의 현존을 우리 몸과 마음에 모십니다. 왜 전례 독서가 같은 내용을 반복하겠습니까? 오병이어 기적 다음에 총 3번에 걸쳐 주일 복음으로 생명의 빵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성체성사가 중요하다는 말이겠지요? 우리 가톨릭 신앙은 성체성사를 떠나서 설명될 수 없습니다.

 

사제는 특별한 날에 신자들로 하여금 양형성체를 모시게 합니다. 양형성체란 성체와 성혈을 동시에 영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더 강조하는 것이지요. 물론 성체만으로도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온전히 전달됩니다. 아무튼 양형성체는 공식적으로 세례성사와 혼인성사에 참여한 당사자들에게 주어집니다. 먼저 세례성사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는 것을 상징하는 예식입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하여 나의 모든 죄를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그리고 십자가 죽음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듯이 우리는 죄 사함의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합니다. 그리고 첫영성체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온전히 결합되어 그분과 한 몸을 이루게 됩니다. 한편 혼인성사도 이와 비슷합니다. 혼인서약을 맺게 되는 신랑과 신부는 창세기 말씀처럼 부모를 떠나 이제 한 몸을 이루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육체적 결합이나 살림을 합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사랑과 존경, 그리고 신의로써 맺어진 부부는 그리스도 안에서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한 몸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혼인성사 때 양형성체를 모시게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피를 흘리고 돌아가셨듯이 신랑과 신부는 서로를 위해 죽어야 합니다. 만일 혼인성사로 맺어진 부부가 정당한 사유 없이 결별한다면 그들은 그리스도를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성체성사는 특히 병들고 아픈 이들과 임종자에게 주어지는 영약입니다. 사제는 매월 1회 병자영성체를 합니다. 그리고 종부성사 중에 노자성체를 영해 줍니다. 비록 그들이 성전에서 영성체를 할 수 없지만 사제는 성체를 이동시켜 병고와 죽음의 두려움에 시달리는 신자들에게 위로와 평화를 주어야 합니다. 성체 안에 주님께서 계시지 않는다면 굳이 왜 번거롭게 사제가 매번 그들에게 달려가겠습니까?

 

신자들은 영성체 전에 주님, 제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라고 기도합니다. 이는 우리가 백인대장과 똑같은 믿음과 겸손으로, 우리 영혼의 모든 병을 치유해 주실 수 있는 주님께, 우리를 낫게 하시는 말씀을 해 주시도록 간청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영성체를 통하여 우리에게 오시는 그리스도를 존경과 사랑으로 맞이하며, 나 자신과 모든 것을 주님이신 예수님께 맡기며 비천한 나에게 내려오셨음을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는 영성체를 통하여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오시는 주님과 일치함으로써,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받고 형제들과도 일치하게 됩니다. 이 모든 준비를 마친 신자는 사제가 그리스도의 몸하면 아멘하고 확신을 가지고 응답합니다.

 

끝으로 미사를 봉헌한 사제의 기도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눈을 감고 묵상해 보십시오. 부디 보편사제직에 초대받은 여러분들도 같은 마음이길 바랍니다.

 

인자하신 주님,

부족한 제가 당신의 거룩한 희생제사를 봉헌하고

주님 앞에 무릎 꿇어 간구하오니,

지금 봉헌한 이 미사성제가 저와 모든 신자들의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저의 죄를 보지 마시고 주님의 구원성업을 완성하소서.

이 미사의 주례자는 원래 당신이옵고,

희생 제물도 주님이시나이다.

 

사랑 많으신 주님,

이제는 주님의 수난이 저를 지키고 보호하며

강하게 하는 힘이 되어 주시기를 간구하나이다.

주님의 오상이 저를 양육하는 음식과 음료가 되게 하시오며,

저를 취하게 하사 당신의 사제직을 더욱 성실히 수행하게 하소서.

주님의 성혈은 저의 모든 죄를 사하시어,

티 없는 제물이신 주님을 닮아

오로지 주님 백성의 구원을 위한 희생 제물이 되게 해 주소서.

주님의 몸은 저를 더욱 튼튼히 하사

주님의 말씀을 힘차게 전하게 하소서.

 

착하신 목자이신 주님,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사제로 살게 하시며,

길잃은 양을 찾아 어깨에 메고 오는 착한 목자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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