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아 훈화(2024년 8월)
# 삶의 고난에도 주님의 뜻이...
한 선장이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혼자서 배를 타고 항해할 경우, 가장 위험한 때는 언제이겠습니까?’
그러자 사람들은 ‘폭풍이 몰아칠 때’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 대답을 들은 선장은 고개를 흔들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혼자서 항해할 경우, 가장 위험한 때는 폭풍우가 몰아칠 때가 아닙니다.
그때는 있는 힘을 다해 그 상황과 싸우기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드뭅니다.
제일 위험한 때는 바람이 잔잔하고 날씨가 쾌청한 때입니다.
그때는 긴장감이 없고 마음이 느슨해지기에 실수를 하거나 갑판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혼자 항해할 때 가장 위험한 것은,
잔잔한 날씨에 어려움과 긴장감이 풀어져 느슨해지는 바로 그때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큰 문제나 고통이 있을 때는 하느님을 찾고 그 상황을 이겨내고자 주님 말씀에 귀를 기울입
니다. 그러나 삶이 평탄하고 느슨해졌을 때는 주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거나 하느님을 찾는
일이 상대적으로 드뭅니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성경은 고난과 고통이 오히려 하느님을
찾는 좋은 기회임을 매번 말하고 있습니다.
기타줄은 긴장감이 있기에 소리를 내고 각각의 소리들이 어울려 아름다운 음악을 만듭니다.
기타줄이 긴장감 없이 풀어져 있다면 소리를 낼 수 없고 그 기타는 쓸모가 없습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돌아다닌 바오로 사도는 ‘고난이 우리에게 넘쳤지만,
그리스도를 통해 내리는 위로도 우리에게 넘쳤습니다.’(1코린 1,5 참조)라고 하면서,
선교하는 중에 발생하는 어려움이나 삶의 고통을 고난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고난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위로를 보았고, 폭풍우와 같은 삶의 어려움이 주님을 찾고
하느님과 함께 하는 기회라 여겼습니다. 고통, 고난, 삶의 긴장감은
없어져야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는 이정표라 할 수 있습니다.
삶의 고난과 고통은 주님을 찾는 기회이며,
그 안에도 주님의 좋은 뜻이 숨어 있음을 기억하며 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