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6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첫 번째 선교여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돌아온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몰려드는 군중을 피해 잠시 쉴 만도 한데 당신이 아니면 목자 없는 불쌍한 그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아신 예수님은 즉시 일을 시작하셨던 것입니다.
글렌 커닝햄은 마라톤 선수입니다. 그의 두 다리는 소년 시절에 치명적인 화상을 입었고, 의사들로부터 평생 걷기는 어려울 거라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렌 커닝햄은 온갖 어려움을 딛고 마침내 1934년 1마일(1.6093km) 달리기에서 4분 6.7초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합니다. 그 후의 그의 인생은 신체 장애아를 위해 보냈습니다. 어느 날 글렌 커닝햄의 아내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글렌, 무엇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를 주지 않으면 안 되나요? 아무도 우리들같이 하고 있진 않아요.”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무도 하지 않소. 그래서 우리가 하고 있는 거예요.”
아무도 하지 않는다. 그러하기 때문에 이 세상에 이렇게까지 재미없는 인간관계가 만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수님은 목자 없는 그들을 보시고 불쌍한 마음이 드시어 즉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아무도 하지 않기 때문에, 나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하기 때문에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신 것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이었던 것입니다. 사실 세상에서 가장 긴 여행은 머리에서 마음까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까지 함께하려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한편 더 긴 여행은 마음에서 손과 발까지라는 말도 있습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마음으로는 가엾게 여기나 우리의 손과 발이 도움을 베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말씀을 배웠으면 배운 대로 살아야 하고 기도했으면 기도 한 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입니다. 주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불쌍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으려면 아직도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함께 이 긴 여행을 떠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