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코 복음 6,30-34
"너희는 따로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30)
지난 주일에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둘씩 파견하시는 대목을 읽었는데 이제 오늘은 돌아온 제자들에게 외딴 곳으로 가서 쉬어라고 하십니다.
우리 삶은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 부대끼며 일에 몰두하는 순간과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침잠의 순간이 조화롭게 어울려야 합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멈추고 고독속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자신의 진면모를 대면하기 위해 외딴곳, 고요한 곳으로 혹은 적어도 골방으로 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활동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멈추지 않고 활동하다보면 그 의미조차 잊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예수님도 복음서 곳곳에서 외딴 곳으로, 새벽녘에, 밤새워 기도하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복음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제자들과 쉼이 필요해서 쉬러 나섰는데 ‥.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33-34)
"달려가"
그들의 목마름이 달리게 했습니다.
그 목마름을 알아차린 예수님은 가르치기 시작하셨습니다.
여기서 또하나의 가르침을 주십니다.
쉬겠다는 나의 계획, 필요성보다 고통중에 있는 이들을 돌봄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멈추어 자신을 추스리는 것과
주변의 필요성에 응답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의 긴장은 늘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 기준이 될까요?
사랑입니다.
이웃을 향한 사랑때문에 자신을 돌보지 말라는 뜻은 물론 아닙니다.
기도 안에 사랑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성령께 예민한 귀는 기도로 만들어집니다.
날마다 골방으로, 침묵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마련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