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5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주일의 독서에서는 ‘파견’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된 사람들은 모두 세상에 하느님의 사랑을 전파할 사명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아브라함의 선택이 바로 모든 사람에게 축복의 대상이었듯이, 주님의 사랑을 받은 우리도 이웃들에게 그들도 똑같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음을 전해줄 사명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동물들 세계에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호랑이가 총 대장이 되었고, 여러 동물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멍텅구리 당나귀는 차라리 돌아가라!” “토기 같은 겁쟁이는 싸울 수 없다!” “개미는 힘이 약해 어디에도 쓸모가 없다.” “코끼리는 덩치가 커서 적에게 금방 들통나고 만다!” 이때, 호랑이 대장은 산이 떠나가도록 호령을 내렸습니다. “시끄럽다! 모두 조용히 해라. 당나귀는 입이 길어서 나팔수로 쓸 것이다. 토끼는 걸음이 빠르니 전령으로 쓸 것이고 개미는 작아서 눈에 잘 안 띄니, 적진에 게릴라로 파견할 것이며 코끼리는 힘이 세니 전쟁물자를 운반하는 일을 시킬 것이다.”
오늘도 주님은 우리를 선택하시며 이 세상에 당신 사랑을 전할 사명을 주시고 계십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대가면서 주님께서 주시는 그 사명을 회피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시면서 예수님께서는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당부하십니다. 자기 몸을 지탱해 줄 지팡이, 뱀을 쫓아버릴 지팡이. 다시 말해 우리가 주님이 주신 사명의 완수를 위해 필요한 것은, 우리를 지켜주고 받쳐줄 주님과 우리에게 생명의 길로 안내해 줄 주님의 말씀이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것에 희망을 두고 의지하지 말고 주님께만 믿음과 희망을 두고 의지하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판단과 사고를 버릴 수 있을 때만이, 우리는 주님께서 준비해 주신 것으로 주님이 주신 사명을 성취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세속적인 편견을 버리고 믿음 안에서 주님의 눈으로 우리와 이웃을 바라봄으로 주님 사랑의 일꾼으로 힘차게 살아가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