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4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어느 날 그에게 초대장이 날아왔는데 장관이 초대한 파티였습니다. 그는 파티가 열리는 날에 평소대로 검소한 차림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파티장에 도착한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파티 장은 으리으리했고 조명은 휘황찬란했습니다. 그런데 입구를 막아선 문지기가 옷이 허술하다는 이유로 통과시키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아는 사람이 말을 해줘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파티장 구석에 앉은 이 사람에게 아무도 아는 척을 하지 않았습니다. 음식을 주지도 않았고 음료수도 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는 머쓱해서 그 파티 장을 나왔습니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 좋은 옷을 갈아입고 다시 파티 장소에 갔습니다. 좀 전에 밀쳐내던 문지기가 ‘어서 오십쇼’ 거수경례합니다. 파티 장소에 들어서자, 장관과 모든 참석자가 다가와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좌석에 앉자 고급 식사가 나오고 좋은 음료가 나왔습니다. 그는 의자에 앉아 옷을 벗어서 놓고 음식 접시를 갖다 대고 하는 말이 “양복아, 이것을 네가 먹어라. 사람보고 주는 음식이 아니라 옷을 보고 주는 음식이니깐 네가 먹어라.”
노인은 이 세상이 겉만 보고 잘못된 가치관으로 치닫고 있음을 그런 행동으로 고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옛날 예수님을 대하였던 나자렛 사람들처럼, 오늘 우리들도 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습니까? 혹시라도 우리도 외모나 학력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서 사람들을 판단하는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았습니까?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모든 선입견에서 벗어나, 주님처럼 이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나는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1사무 16,7)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한다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야고보 사도는 자신의 서간에서 우리에게 “나의 형제 여러분, 영광스러우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서,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2,1)라고 경고하셨던 것입니다. 겉모습이 아니라 속마음을 보시는 주님처럼, 사랑의 마음으로 이웃을 바라봄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맞아들이는 영광된 순간을 맞이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