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꾸리아 훈화)
때 이른 무더위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에서 교황님은 세계 기후 위기를 재차 경고하십니다. “우리는 지구 온도가 섭씨 0.5도 오를 때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와 홍수가, 다른 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이, 어떤 지역에서는 폭염이, 또 다른 어떤 지역에서는 폭설이 발생할 강도과 빈도가 증가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1년에 몇 차례 폭염을 겪었다면, 앞으로 다가올 지구 온도가 섭씨 1.5도 상승할 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겠습니까?”(5항) “바로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확인하는 데에 수백 수천 년이 아니라 그저 한 세대면 충분할 정도의 속도로 온난화가 이례적으로 가속화한다는 사실입니다.”(6항)
이 말은 탄수중립이 실패하는 한, 지금 이 세대가 끝나기 전에 엄청난 환경 재앙이 닥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렇게 된 데에는 우리 잘못도 있습니다. 연구 결과 산업 혁명이 한 창이던 1850년 이후 총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의 42% 이상은 1990년 이후에 발생한 것입니다. 초고도 산업사회를 이룬 대한민국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걱정입니다. 반평생을 이미 살아온 우리들이야 당연히 책임을 져야하겠지만 지금 우리들의 손자녀와 미래 세대들은 대체 무슨 잘못이 있어 모든 재앙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까요?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피조물이자,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윤추구와 무절제한 에너지 소비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과 결부되어 자신과 온 세상을 망칠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히 창조주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반역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교황님은 자신의 권고에서 당장 대단히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덜 오염시키고 쓰레기를 줄이며 현명하게 소비하려는 가정들의 노력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고 역설하십니다. 시내가 모여 강물을 이루고, 강물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이 우리들의 작은 실천이 연대를 이루고 위정자들의 의식을 바꿀 수만 있다만 정치와 경제 역시도 친환경적으로 혁명을 이룰 수 있습니다. 환경 운동은 의식을 가지고 불편함과 가난함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6R 운동을 잘해 왔습니다만, 이제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요즘 냉방에 대해서 가급적 자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에어컨 1대가 선풍기 30대를 능가합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야말로 참된 기도가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