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8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지극히 거룩한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내며,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묵상하였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주신 사랑의 아버지 하느님, 그리고 이 세상에 오시어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몸소 보여주신 사랑의 성자님, 또한 이러한 사랑을 더욱 깊이 깨닫도록 우리들의 마음에 사랑의 불을 지펴주신 성령님을 기리는 이 삼위일체 대축일은 바로 사랑의 축일이며 사랑의 체험을 통해서만이 깨닫게 되는 축일입니다. 우리가 성령의 그 뜨거운 사랑에 불타 이웃들을 위해 자신을 모두 태울 수 있을 때만이 우리는 하느님을 그리고 그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 아주 간단한 등식이 있습니다. “삶+사랑=살다” 입니다. 영어에도 놀라울 정도로 똑같은 식이 있습니다. “life+love=live”라는 등식입니다. 즉, 삶에 사랑을 더하면 산다는 뜻이 됩니다. 다르게 말해 “삶에 사랑이 없으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동사 ‘살다’에 ‘살’을 입히면 ‘사람’이라는 구체 명사가 되는 것입니다. 즉, ‘살다’와 ‘사람’은 품사는 다르지만, 뜻이 같은 하나의 낱말이기에, 위의 등식에서 ‘살다’의 자리에 ‘사람’이 와도 의미상 아무런 걸림이 없습니다. 그래서 “삶+사랑=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사람은 사랑하는 삶을 살 때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뜻입니다.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내며 우리는 다시 한번 사랑받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랑해야 하는 존재라고 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모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것은 바로 당신 사랑을 닮은 우리를 창조하셨다는 말입니다. 그러하기에 예수님의 삶을 따라가는 연중시기는 바로 이 사랑을 통해 예수님을 닮고 또 그 사랑을 통해 하느님의 모습을 이웃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첫 순교자인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의 축일을 지내며 우리도 그들과 같이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주님을 증언하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