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7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지금 우리는 주님의 가장 큰 선물인 성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첫 번째 구일기도는 바로 주님의 승천 후 예루살렘에서 주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며 기도한 다락방의 제자들의 기도였던 것입니다. 계속 기도하며 기다리는 사람만이 주님의 응답을 받습니다. 그러하기에 어떤 사람은 “하늘나라에는 되돌아온 소포가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참고 기다리며 기도를 계속하지 못하여 하느님께서 보내신 응답이 되돌아왔다는 말입니다.
시로 페니키아 여인은 낙심치 않고 계속 부르짖어 주님으로부터 그 응답을 받았습니다. 가난한 과부가 재판관에게 애원할 때도 물러설 줄 모르고 계속 매달렸기 때문에 응답을 받았습니다. 기도는 응답이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계속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때가 되면 내 뜻과 내 생각대로는 안 되어도 다른 방법으로라도 하느님은 꼭 응답해 주시는 것입니다. 성령을 기다리며 다락방에서 기도하던 120명 제자는 전부 성령의 충만한 은총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증인들, 그리고 아마도 예수님이 승천하실 때 말씀하신 그 약속을 들은 사람이 500여 명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마도 120명 외에는 중간에 다 낙심하고 돌아갔기 때문에 주님의 그 귀한 선물을 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믿고 기도한 것은 은행에 저금한 것 이상으로 정확하게 찾는 때가 옵니다. 씨앗을 심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어떤 것은 즉시 이루어 주시고 어떤 기도는 몇 년 후에 이루어 주시고 어떤 경우는 수십 년 후에 이루어 주시기도 하시지만, 열매 맺지 않는 기도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하바쿡 예언자는 “네가 본 일은 때가 되면 이루어진다. 끝 날은 반드시 찾아온다. 쉬 오지 않더라도 기다려라. 기어이 오고야 만다.”(2,3)라고 우리를 격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일주일, 주님의 선물인 성령이 우리에게 오시는 날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제자로 올바로 이 세상을 살아가며 주님의 증인이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그 은혜를 주님께 청하며 기도하는 한 주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께 바라고 바랐더니 나를 굽어보시고 내 부르짖는 소리 들어주셨다.”(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