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

요한복음 수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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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장 수난기는 영광의 책이다. 공관복음이 부활 승천 후에 주님으로서 권한을 행사한다면, 요한복음은 수난 시작부터 왕권을 행사하신다. 포박하러 온 무리를 향해 에고 에이미이심을 밝히자 사람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뒤로 넘어진다. 그리고 공관복음과 달리 조롱하기 위해 입힌 자주색 망토(용포)를 요한복음에서는 골고타까지 가지고 감으로써 수난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임금으로서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음을 알려준다. 주님의 영광이 완전히 충만하게 드러난 곳이 십자가 위에서이다.

*겟세마니의 예수님(18,1): 예수님이 도성을 나와 키드론 골짜기를 건너 정원까지 걸어가시던 때는 건기라(3월 중순~4월 중순) 골짜기는 말라 있었다. 겟세마니는 기름 짜는 곳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주님은 번뇌의 피땀을 흘리신다. 그러나 요한은 그러한 겟세마니를 언급하지 않는다. 예수님은 수난사화 시종일관 수난의 잔을 마신다. 다만 정원이라고 표현하는데 파스칼은 인간은 에덴 정원에서 멸망했고, 겟세마니 정원에서 구원받았다고 해석한다.

*그분을 팔아넘길 유다(18,2-3): 파스카 기간 30만 순례객 몰려듬. 예루살렘 인구의 10. 성안에 숙소를 마련할 수 없어 주변 언덕과 올리브산 위까지 임시 거처 마련함. 올리브 나무 동산이라 무성한 잎들 때문에 달빛이 밝아도 나무 밑에서 잠자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예수님을 찾기 어려움. 따라서 유다 이스카리옷을 앞세워 입을 맞추게 함. 로마 군사들은 이방인, 성전 경비병들은 유다인을 상징함. 빌라도가 보낸 군대. 대사제 카야파는 빌라도에게 뇌물을 바치고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했기 때문에 군대를 얻을 수 있었음. 군대로 번역된 그리스어 스페이라는 600, 실제로는 그중에 치안을 유지군을 빼고 한 200명이 천인대장의 지휘로 겟세마니에 왔지만 예수님을 체포한 것은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보낸 성전 경비병들이었다. 이들은 이스라엘 열두 지파 중 레위 지파에 속한 이들로, 군사훈련이나 무술훈련보다 종교훈련을 더 많이 받은 사람들이었다. 또한 이들을 보낸 사람들은 수석사제들이었다. 수석 사제들은 고위 성직자로서 사두가이파의 주요 구성원이었으며 이들의 수장은 대사제다.

*‘에고 에이미임을 밝히시는 예수님(18,4-6): ‘나다.’ 내가 바로 하느님이다.” 신의 존재에 압도당해서 지극한 경외감으로 엎드려 경배하거나 너무나 두렵고 놀라 뒤로 넘어지는 것이다.

*말씀을 이루신 예수님(18,7-9): 끝까지 제자들을 보호하시는 예수님. 아직 제자들은 예수님을 위해 죽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잡혔다면 모두 배교했을 것이다.

*베드로가 칼을 뽑다(18,10-11): 베드로는 주님을 따른다고 하면서 여전히 자기식대로 행동한다. 칼은 단도, 오른 쪽 귓불을 잘랐다는 것은 비열하게도 뒤에서 쳤다는 말이다.

*대사제 한나스의 신문(18,12-14): 한나스는 은퇴한 대사제(21년 재임). 상왕 같은 막강한 영향력. 산헤드린이 소집되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 그리고 예수님을 거짓 예언자로 몰아가기 위해서.

*정당한 재판을 요구하시는 예수님(18,20-24): 유다 법정은 고발당한 자를 재판관이 직접 신문하지 않는다. 재판관은 증인들의 증언만을 가지고 판결을 내린다.

*카야파 법정(산헤드린)의 재판이 생략된 이유(18,24): 독자들이 빌라도 법정에서 예수님에 대한 재판이 그분의 왕권에 집중하고 있음을 부각하기 위해서.

*다른 제자?(18,15-16): 요한의 아버지 제베대오는 큰 배로 고기를 잡던 사업가였다. 그는 예루살렘 대사제 집에 물고기를 납품했을 것이고, 그로 인해 대사제는 물론 대사제 집안의 여러 하인들과 친분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베드로의 첫 번째 배반(18,17-18): 숯불로 번역되는 그리스어 안트라키아는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하는 장면과 부활하신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세 번 당신을 사랑하는가를 묻는 장면에 나온다.(21,9) 베드로는 숯불 곁에서 세 번 부인했고, 다시 숯불 곁에서 부활하신 주님께 세 번 사랑한다고 고백함으로써 잃었던 사도 직분을 회복하고 수제자 자리에 복원되었다.

*베드로의 두 번째, 세 번째 배반(18,25-27): 억양이 다른 갈릴래아 사람들이고, 귀가 잘려 나간 말코스의 친척이 목격자로 있는 자리였다. 그러나 그들이 베드로를 잡을 것도 아니면서 세 번이나 베드로에게 나자렛 예수의 제자냐고 물은 것은 그를 조롱하기 위해서이다. 베드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직 십자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부인한 것이다. (마르 14, 71 저 작자를 모르오) 베드로의 배반에 대한 사실은 모든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다. 특히 공관복음에 따르면 베드로가 배반할 때 그 옆에 다른 제자들은 없었다. 그래서 베드로가 자신의 배반 행위를 고백하지 않았다면 그 누구도 알 길이 없다. 마르코 복음은 베드로의 영적 아들, 요한 마르코의 작품이다. 베드로는 자신의 통역사이자 비서로 일했던 마르코에게 자기의 배반 내용을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그대로 적으라고 지시했을 것이다. 베드로가 솔직하게 자신의 허물을 드러낸 이유는 주님의 자비로운 용서를 강조하고 그분의 은총이 자신의 허물과 죄악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기처럼 주님을 저버리고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주님의 자비와 용서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베드로를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눈길(루카 22,61): ‘바라보셨다는 그리스어로 엠블레포인데, 이는 어떤 단죄나 판단 없이 상대를 깊이 이해하고 자비롭게 바라보는 눈길을 말한다. 이 단어는 필립보가 친구 나타나엘을 데리고 왔을 때 눈여겨 보셨던 엠블레포와 같다. 아무튼 예수님은 배반의 순간에도 베드로를 용서하셨다.

*로마 총독 빌라도의 재판(18,28-19,16): 유다 법정은 신성모독죄일 경우엔 돌로 쳐 죽이는 판결을 내린다. 그런데 산헤드린은 예수님이 신성모독죄를 지었다는 판결을 한 다음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끌고 간다. 그 이유는 신성모독죄를 범한 종교범이 아니라 로마에 항거한 정치범으로 처단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빌라도가 예수님께 제일 먼저 던진 질문이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18,33)였다. 정치범으로 몬 것은 십자가형에 처하기 위해서이다. 유다법에 따르면 어떤 사람의 시신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는 것은 그가 하느님의 저주를 받아 처형되었음을 공식화는 것이었다. (신명 21,22-23) 신명기 법은 돌에 맞아 사형을 당한 사람이 하느님의 저주를 받아 처형된 것이라면 그 시신을 나무에 매단다는 것이다. 그런데 산 채 나무에 매달리게 된다면 그 사람은 엄청난 저주를 받은 사람이 되고, 군중이 예수님을 메시아라고 여기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나리오는 그들에게 일거양득이다.

빌라도의 재판은 요한 신학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예수님의 왕권을 둘러싼 빌라도와 예수님의 대화는 그 왕권의 성격과 그분이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을 드러낸다. 이 재판은 예수님의 왕권을 다루고 있다.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18,33)

내가 유다인들의 임금을 풀어주기를 원하오?”(18,39)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19,3)

보시오, 여러분의 임금이오.”(19,14)

여러분의 임금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말이오?”(19,15)

우리 임금은 황제뿐이오.”(19,15)

*총독 관저 밖(18,28): 빌라도는 파스카 축제 관습 때문에 관저 밖과 안을 오가며 재판을 진행한다. 도합 7장면, 장면 4를 중심으로 상호 대칭을 이룸. 예수님을 참된 왕으로 제시한다.

장면1()

유다 지도자들이 예수님의 사형을 요구함(18,28-32)

장면2()

빌라도가 예수님 왕권에 관해 질문함(18,33-38)

장면3()

빌라도가 예수님의 죄목을 찾지 못함, 유다 지도자들이 바라빠를 선택하고 예수님을 거부함(18,38-40)

장면4()

군사들이 예수님께 가시관과 자주색 옷을 입혀 대관식을 행함(19,1-3)

장면5()

빌라도가 예수님의 죄목을 찾지 못함, 유다 지도자들이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외치며 예수님을 거부함(19,4-8)

장면6()

빌라도 예수님께 권세에 관해 질문함(19,9-11)

장면7()

유다 지도자들이 예수님의 사형을 요구함(19,12-16)

*우리는 누구를 죽일 권한이 없소(18,29-32): 빌라도는 로마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그들의 종교적인 문제라는 것을 갈파하고 빠지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들의 목표는 빌라도의 손을 빌려 예수님을 처형하는 것이다. 산헤드린에서 종교법에 따라 돌로 처형할 수 있지만 십자가에 처형하는 권한은 오로지 로마 당국에게 있었다. 유다 지도자들은 십자가에 못 박아 죽임으로써 저주받은 존재로 만드려 했으나, 역설적이게도 예수님을 유다인들의 임금, 나아가 만민의 임금으로 선포하게 만든다. (19,19 유다인들의 임금 나자렛 사람 예수, INRI) 죄목은 히브리어, 라틴어, 그리스어로 쓰였다. 온 세상의 임금으로 선포되는 순간이다.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18,33-35): 대화 재구성

산헤드린에 따르면, 당신이 자칭 유다인들의 임금이라고 한다는데, 정말 그런 일이 있는가?”

네가 생각할 때 내가 로마에 위협이 되는 정치적 임금이란 말이냐? 아니면 유다 지도자들이 고소한 대로 나보고 유다인들의 임금이냐고 묻는 것이냐?”

당신이 무슨 짓을 했길래 유다 공권력이 당신을 그렇게 미워해서 죽이려 드는 것이오?”

예수님은 이에 대해 말씀하시지 않고 당신이 어떤 임금인지를 말씀하신다. 흐름을 보면 이제 예수님이 아니라 빌라도가 재판을 받는 듯한 느낌이다.

*진리의 증언을 위해 세상에 오신 임금님(18,37): 빌라도와 예수님과의 대화가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라는 신문으로 시작했지만 그 끝은 예수님이 어떤 임금이신지에 대한 것이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진리를 증언하기 위해 오신 임금이시다.

*진리가 무엇이오?(18,38): 모든 인간의 본질적 질문, 진리는 그리스도 자체이시다.

*예수님의 무죄를 선언함(18,38): 19,4; 19,6 에도 무지 선언함. 빌라도는 예수님이 로마에 어떤 해를 끼칠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특별사면 바라빠:(18,39-40): 강도를 가리키는 레스테스는 로마 입장에서 보면 테러범 또는 폭도이지만, 유다인들 입장에서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혁명 전사요 열혈당원이다. ‘외치다그리스어는 크라우가조’. 예루살렘 입성 시 백성들이 외쳤던 그 단어. 요한은 이 말을 예수님의 빌라도 재판 장면에 평형 배치하고 있다.

*로마 군사들의 조롱과 예수님의 즉위식(19,1-5): 로마 군사들이 사용하는 채찍은 여러 개의 가죽을 묶어 그 끝에 짐승의 날카로운 뼛조각이나 납덩이를 달았다. 채찍질은 어깨에서부터 시작하여 등, 엉덩이, 정강이 순으로 했다. 가시관은 아마도 대추야자나무의 가시들로 만들었을 것이이다. 대추야자나무 가시는 아주 강하고 날카롭고 길어서 웬만한 플라스틱 제품도 쉽게 뚫는다. 요한은 의도적으로 조롱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 자주색 망토(용포)와 가시관(왕관)은 쓰신 예수님께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왕의 대관식.

*새로운 카드(19,7): 유다 지도자들이 로마 총독에게 종교 카드를 내민 이유는 유다 지역을 다스리는 총독은 모름지기 유다인들의 종교 관습을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빌라도가 예수님을 풀어준다면, 유다 지도자들은 당장 로마 황제에게 고발할 요량이었던 것이다. 아울러 빌라도가 유다 땅의 총독으로 있으면서 저질렀던 모든 비리와 잘못도 덧붙여 고발할 것이다. 빌라도는 바로 이 점 때문에 예수님에게 십자가형을 명한 것이다. 그의 정치적 입장은 불안했다. 그는 로마의 원로원 출신이 아니라 기사 계급 출신이다. 혈통 역시 로마인이 아니라 스페인 세빌리아 사람으로, 게르마니쿠스의 군대에 들어가 군인으로 출세가도를 달리다가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의 오른팔이요 집정관이던 세야누스의 눈에 들었다. 바로 이 세야누스의 후원으로 빌라도는 유다와 사마리아의 총독까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세야누스가 31년 티베리우스 황제 때 황제 몰래 황태자 두루수스를 죽였다가 발각되어 처형당한 것이다. 세야누스가 죽고 나자 더 이상 빌라도는 기댈 후견인이 없었다.

*더욱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19,8-10): 빌라도는 예수님이 인간 모습을 한 신, 신인일지도 모른다고 여겼기에 강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것이다. 게다가 아내의 꿈에 대해 이미 들은 바 있어 두려웠을 것이다.(마태 27,19)

*당신은 어디서 왔소?: 예수님 신원에 대한 질문(cf. 7,27;9,29;7,28-29; 8,14) 예수님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으신다. 이미 대답했기 때문이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18,36) 예수님은 위에서 곧 하느님에게서 왔다. 그러나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예수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신 것이다.

*황제의 친구(19,12): ‘황제의 친구칭호는 로마제국의 공적 대표자인 원로원 의들에게만 주어졌지만, 나중에는 로마의 속주를 다스리던 로마 지방장관 그리고 당시 티베리우스 황제의 오른팔이었던 세야누스와 친했던 이들도 부여 받았다. 그러나 빌라도는 이 말이 단순한 말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빌라도가 예수님을 석방하면 티베리우스 황제에게 고발하겠다는 암시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때는 낮 열두 시쯤이었다(19,14): 이 시간은 그날 저녁 파스카 만찬에 사용할 주 음식인 어린양을 도살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곧 예수님이 파스카 어린양이심을 드러낸다. 하느님의 어린양은 속죄양이다.(1,29) 그리고 이 시간에 예수님은 빌라도의 입을 통해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선포된다. 공관복음은 이 시간에 어둠이 깔렸다고 하지만 요한복음은 이 시간에 그리스도왕의 영광이 드러난 순간이다.

*“보시오, 여러분의 임금이오”: “보아라, 너희의 잘난 임금을, 참으로 무력하고 상처로 피투성이가 된 너희의 임금을, 너희가 그렇게 원해 이제 십자가에 처형될 너희의 임금을!”

*“없애 버리시오.”: 그리스어 아이로 αρω 세상의 죄를 치워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1,29). 예수님은 세상의 죄를 치워 없애기 위해 세상에서 치워 없어지는 존재란 뜻. 여기서 예수님 왕권의 실체가 드러남. 그분의 왕권은 인류를 죄의 사슬에서 해방시키고 구원과 생명의 선물을 백성에게 안겨주는 왕권이다.

*“우리의 임금은 황제뿐이오”: 유다인들은 조상 때부터 지금까지 하느님만이 유일한 임금이심을 고백하였다.(판관 8,23; 1사무 8,7; 이사 26,13) 그럼에도 그들은 지금 예수님을 죽여야 한다는 일념으로 로마 황제가 자기들의 임금이라고 허위 고백한다. 그러나 유다 지도자들은 그날 저녁 파스카 예절에서 다시 하느님이 자신들의 영원한 임금임을 고백할 것이다.

*“그들은 예수님을 넘겨받았다.”: 실제로 예수님을 넘겨받아 십자가에 처형한 이들은 로마 군사들이지만 요한은 수석 사제들이 예수님을 넘겨받은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예수님을 죽인 장본인은 빌라도가 아니라 유다 지도자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십자가: 횡대목만 지시고 감. 지독한 고통, 죽음의 지연, 경고 전시 효과. 십자가 형상은 혐오감 때문에 380년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선포한 후 시작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19,17): 키레네 사람 일부러 등장시키지 않음. 하느님의 어린양은 자신에게 맡겨진 구원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아빠 하느님께 대한 온전한 순명으로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다. 또한 당시 이단 교리(신성을 지니신 그리스도가 수치스럽게 십자가에서 죽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실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사람은 키레네 사람이다.)를 겨냥한 표현이기도 하다.

*해골터: 지형의 모양이 해골 같아서 붙여진 이름. 그러나 에제키엘 37장에 나오는 말라버린 해골이 예수님의 십자가로 생명을 얻는다. 죽음의 자리가 생명의 자리로 바뀐다.

*다른 두 사람: 우도, 좌도. 십자가의 주님을 받아들이냐에 따라 파멸과 낙원이 갈린다. 도둑이던 그가 마지막으로 훔친 것은 낙원이었다.

*시편 22편의 성취: 예수님의 죽음이 하느님의 구원 계획임을 드러냄. 교부들은 속옷이 손상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교회 일치와 대사제 예수님을 바라보았다. 대사제는 통으로 짠, 위에서부터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옷을 입었다.

*십자가에서 태어난 교회(19,25-27): 오열과 통곡 없는 의연한 성모님, 성모님은 우리가 영적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완벽한 주물의 틀이다.(아우구스티노)

*여인이시여...: 애 제자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다. 예수님은 당신의 하늘 아빠를 우리의 아빠로 주셨고, 십자가 위에서 당신의 어머니를 우리의 영적 어머니로 주셨다.(성 바오로 6세 교황) 여인이라는 표현은 공생활 시작 부분과 마지막 부분을 밀접히 연결시킨다. 카나 혼인 잔치는 예수님이 구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신 날이고 십자가는 구원사업을 완성하신 날이다. 이날 당신의 어머니를 여인이라고 부르심으로써 성모님이 신약 백성의 어머니, 곧 교회의 어머니이심을 분명히 한 것이다.(새로운 하와)

*목마르다: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이 구원되기를 바라는 목마름을 가지셨던 것과 마찬가지로 십자가에서 모든 영혼이 구원되기를 바라시는 목마름을 가지셨다.(성 아우구스티노)

*우슬초: 공관복음에서는 해면을 갈대에 꽂아 예수님께 신포도주를 건네지만 요한은 의도적으로 우슬초라고 표현. 이집트 탈출하던 날 밤, 이스라엘 사람들이 우슬초 가지로 자기 집의 문설주와 상인방에 어린양의 피를 발랐다.(탈출 12,22) 다시 말해 예수님은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서 살해된 참된 파스카 어린양이시다.

*성금요일: 파스카 번제물인 어린양이 도살되는 날, 하느님의 어린양은 돌아가신다. 금요일은 첫째 아담이 창조된 날이기도 하다. 아담은 세상에 죽음을 가져왔다. 그러나 둘째 아담인 그그리스도는 세상에 생명을 가져왔다. Good Friday.

*다 이루어졌다.(19,30): τετελσται(테테레스타이)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완료 시제. 구원 행위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성령을 넘겨주시다.: ‘은 그리스어로 푸시케이다. 그러데 여기서는 이라는 뜻의 프네우마를 썼다. 나아가 예수님이 그 영을 거두셨다가 아니라 내어주셨다고 한다. 십자가 밑에는 성모님과 애제자가 있었다. 이들은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 즉 교회를 상징한다. 십자가 밑에서 태어난 당신의 백성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성령을 주셨음을 암시하는 상징적 기법이다.

*이튿날(19,31): 유다인들의 시간 계산법에 따르면 당일 해 질 무렵부터 이튿날이 시작된다. 공관복음은 오후 3시에 운명하셨다고 하는데, 요한복음은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곧 해 지기 전에 운명하셨다고 한다.

*큰 축일: 파스카와 안식이 겹친 축제. 저주의 사형수를 그대로 둘 수 없다. 쇠몽둥이로 다리를 쳐서 부러뜨려 질식사하게 만든다.

*참인간으로서 돌아가신 예수님(19,33-34): 이미 숨지신 이유는 두 번의 채찍질 때문에. 오른 쪽 옆구리 창 확인사살. 물과 피는 참인간으로 돌아가심을 강조(영지주의의 가현설 배격). 예수님은 십자가형을 당하기 몇 시간 전에 채찍질을 당하셨는데, 그로 인해 심장을 감싸고 있는 흉강에 상당한 양의 출혈이 있었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심장의 투명한 액체는 서서히 위로 올라가고 붉은 피는 가라앉았을 것이다. 공관복음에 따르면 예수님은 여섯 시간 동안 십자가에 매달려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액체가 분리되어 로마 군사가 창으로 찌르자 피와 물이 섞이지 않고 흘러나오게 된 것이다. 물은 세례성사, 피는 성체성사 상징. 물은 성령의 선물, 피는 용서의 선물, 붉은 빛과 흰 빛(하느님 자비 성화)

*뼈를 부러뜨리지 않는 파스카 어린양으로 돌아가심은 성경 말씀의 성취(탈출 12,46)

*무덤에 묻히신 예수님(19,38-42): 십자가형틀의 시신 맹금류들의 먹이, 매장 불허 형장 옆에 있는 웅덩이에 버려짐. 세상 종말 때 부활을 믿는 유다인들에게 이것은 수치와 모욕이고 저주의 대상이 된다.

*아리마태아 요셉: 경제적으로 부자였고(마태 27,57), 정치적으로도 유다 최고 의회 의원으로서 의원들 사이에서 명망 있는”(마르 15,43) 사람이었다. 빌라도의 허락은 예수님이 로마에 항거한 반란자가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비정상적으로 치러진 예수님의 장례식(19, 39-41): 곧 해가 지고 안식일을 겸한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때문에 복잡한 장례절차(고별식, 염습, 다락방 안치, 애도, 무덤안장)를 밟지 않았다. , 니코데모가 가져온 몰약과 침향을 섞어 만든 향료는 대략 34킬로. 유다에서는 임금의 장례에서나 사용될 만큼 어마어마한 양이다. 니코데모를 통해 예수님이 임금으로서 돌아가셨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요셉과 니코데모는 예수님을 장례 치르고 그 시신을 무덤에 안치하면서 예수님이야말로 참으로 만민의 임금이요 그리스도임을 고백한다. 그들의 행위는 산헤드린의 의원 자리를 박탈당하고, 회당에서 쫓겨나 생계의 어려움마저 겪게 될 것을 각오한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 니코데모는 당시 공인된 스승이었다.(3,10; 이스라엘의 선생) 그러나 유다 문헌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모든 지위를 박탈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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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강의록 탈출기 부록2 주임신부1004 2024.03.21 53
9 강의록 탈출기 부록1 주임신부1004 2024.03.14 137
8 강의록 성경공부 제4강의: 광야에서 만난 하느님과 계약의 백성 주임신부1004 2024.03.10 51
7 강의록 성경공부 제3강의: 이집트 탈출과 해방자 하느님 주임신부1004 2024.03.10 124
6 참고자료 이집트 탈출과 약속의 땅 file 주임신부1004 2024.03.10 35
5 강의록 성경공부 제3강의: 성조들에게 나타난 하느님 주임신부1004 2024.03.05 143
4 참고자료 원역사를 위한 ppt 자료 file 주임신부1004 2024.02.26 51
3 강의록 성경공부 제2강의: 창세기에서 말하는 인간과 신 file 주임신부1004 2024.02.26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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