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에 의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한 지 40일째 되는 날에 제자들과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제자들에게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라는 말씀을 남기고 하늘로 올라가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마르 16,14-19, 루카 24,51, 사도 1,9) 그렇게 하심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업이 비로소 완성된 것입니다.
이러한 승천에 관한 기록은 구약성경에도 나타납니다. 예언자 에녹과 엘리야 등이 죽지도 않고 하늘로 들리어 올라갔다고 전합니다. 《사도신경(使徒信經)》에서는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라고 고백합니다. 이 ‘하늘’이나 ‘오른편’이라는 말은 공간적인 뜻에서 ‘하늘’이나 ‘오른편’이 아니라 본래의 하느님 상태로 복귀하셨다, 혹은 하느님 아버지의 ‘권능’을 부여받았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따라서 반드시 공간적인 뜻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활 후 40일 만에 승천하셨다는 기록에 대해서도 굳이 날 수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르코와 루카 복음서는 부활하신 당일 날 승천하신 것처럼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도행전에서 부활 후 40일 만에 승천하신 것으로 보도하는 이유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40이라는 숫자의 신학적 의미 때문입니다. 탈출기에서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을 만나 십계명을 받기까지 꼬박 40일을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성경에서 40은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예수님도 공생활을 앞두고 40일을 기도, 단식하며 준비하셨지 않습니까?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께 오르는 것이 이토록 엄청난 일일진대,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을 바로 만나고, 그분을 아빠(abba)라고 부르도록 허락하셨으며, 우리가 하늘 나라에서 있을 곳을 미리 마련해 주셨습니다.(요한 14,2-4 참조)
이처럼 주님 승천 대축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오른편에 오르셨기에 그분의 지체인 우리도 언젠가는 그분과 영원히 함께하리라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게 되었음을 잘 보여줍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666항) 또한 이 구원의 희망을 다른 이들에게도 널리 알리기 위해 복음 선포의 의무도 일깨워 줍니다.(마르 16,15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