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6주간 훈화)
성모성월을 맞이하여
참된 성모신심이란?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셔야 하는 이유는 그분의 인간적 탁월함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되어 세상에 오셔야만 했던 하느님의 구원 신비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모신심이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그리스도를 믿고, 그리스도를 따르며,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모신심은 그리스도의 말씀 안에서 이해되어야 하고, 그리스도의 영 안에서 결실을 맺어야 합니다. 만일 성체성사가 이뤄지는 미사보다 묵주기도나 성모 발현 메시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성모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분을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없는 성모님은 홀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성모님은 그리스도를 위해 존재하고, 그리스도를 향하여 간구하시며, 그리스도와 함께 구원역사에 협력하십니다.
2. 참된 성모의 밤이란?
5월이면 항상 교회 전통대로 ‘성모의 밤’을 지냅니다. 성모님께 화관과 함께 꽃과 묵주기도를 바치고, 성모찬송을 노래하며 그분의 믿음과 공로에 특별한 존경을 표합니다. 참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하나의 일회성 종교행사로 끝나버린다면 누구보다도 성모님께서 가장 슬퍼하실 것 같습니다. 우리를 위해 매일 삼위일체 하느님께 간구하시는 성모님처럼 우리도 성모님의 마음을 매일 헤아려드려야 합니다. 성모님은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일꾼들에게 하셨던 것처럼 우리가 그리스도께서 시키는 대로 행하길 바라십니다.(요한 2,5) 성모님의 눈과 귀는 항상 그리스도를 향해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성모님의 입 또한 그리스도의 모든 말씀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따라서 성모님께 드리는 최고의 찬사와 선물은 바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계명을 지키며 그분 안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성모의 밤에 봉헌하는 꽃보다 아름답고 찬미가보다 감미롭습니다. 형식적인 성모의 밤이 되지 않도록 그분이 가장 사랑했던 주님을 깊은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며 그분의 뜻을 열렬한 마음으로 실천하도록 합시다. 레지오 단원들은 전원 성모의 밤에 참석하여 꼭 우리가 어머니, 마리아를 통하여 주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