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라, 교사가 되다
찬미예수님, 안녕하십니까. 범일성당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 허수진 라파엘라입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교사회 활동을 하며 느낀 감사함과 받은 사랑을 교구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이 글을 씁니다.
주변에서 하느님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저는 고등학교에서 우연한 기회로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어린 마음에 친구들이랑 노는 것이 좋아 주일학교에 열심히 다녔습니다. 주일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조용히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가 되고 싶었습니다만 코로나로 정체되었던 주일학교가 은총시장과 함께 되살아나면서 중고등부 교무 주임 선생님과 신부님, 그리고 분과장님의 요청으로 교사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년 전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면 “얘가 교사를 한다고?”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교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지만, 어느새 3년 차 교사가 되어 매주 토요일마다 교리를 하고 아이들을 위한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땐 ‘앞으로 나에게 토요일이 없어지겠구나.’라는 생각으로 막막하기도 했고, 주일학교 행사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마저도 빼앗기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져갔고, 오히려 토요일마다 “라파엘라 선생님!” 하며 나를 찾는 아이들의 목소리와 열심히 준비한 행사들에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기분이 좋고 뿌듯한 감정이 듭니다.
지금까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은 다름 아닌 함께 교사 생활을 시작한 동료 교사들입니다. 힘들거나 어려울 때 서로 도와가며 함께 해준 동료 교사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교사회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고,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도 토요일을 아이들을 위해 봉헌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가진 매력과 동료 교사들과의 우애, 그리고 교사들을 진정으로 생각해 주시는 분과장님과 항상 고생한다고 말씀해 주시는 수녀님,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 자애롭고 흔들림 없는 신부님과 본당 신자분들의 관심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만은 계속해서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봉사하는 동안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할 것을 하느님과 약속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