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한복음 10,11-18
이번 주일은 성소주일로 특히 사제성소자들과 수도성소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복음도 사제성소를 겨냥해서 해마다 요한 10장을 읽게 됩니다.
작년 가해엔 1-10절, 올해 나해엔 11-18절을 읽습니다.
이 단락 안에서 예수님께서는 스스로를 두 번(11. 14절)이나 "나는 착한 목자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착한>이라고 번역하고 있는 이 단어는 성경 원어 그리이스어어로 Karos인데 착한, 참된, 아름다운 이라는 복합적인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Karos의 더 깊은 의미를 알려주십니다.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이"라고 말입니다.
양들(형제들)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만큼 착한 것은 없고, 참된 것도 없으며 그 보다 더 아름다운 것도 없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사랑때문에 자신을 희생함에 있습니다.
이것이 사목자가 지녀야할 덕목입니다. 다른 이들을 하느님의 우리로 인도하는 모든 이가 갖추어야할 덕목입니다.
그렇다면 양들이 지녀야할 첫 째 덕목은 무엇일까요?
목자를 아는 것입니다. 목자의 음성을 알아 듣는 것입니다.(14, 16절)
목자의 음성을 알아 듣지 못하고서는 그분의 양 무리에 속한 자가 되지 못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착한 목자다"라고 말씀하실 때(우리 말 번역에서는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정관사를 사용하십니다. 즉 당신만이 <유일한 목자>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사목자(주교, 신부)들 안에서 찾아야 할 얼굴은 오로지 예수님입니다.
사목자들의 인간적인 재능이나 성품, 외적인 면모에 머물러 있다면 참 목자이신 예수님을 만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들의 시선을 예수님께 두는 것, 이것이 신앙이며 기도입니다.
물론 사목자들이 양떼에게 보여주어야할 모습도 다만 예수님입니다.
양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놓는 목자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또한 사목자들의 인간적인 면모 너머 그들을 통해 들려오는 예수님의 말씀에 귀기울이고, 또 그분의 얼굴을 찾아 알아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럴때 우리들도 망설임 없이 복음적 가르침을 따라 나설 것입니다.
곧 스승의 길을 따라 형제들을 위해 우리 자신의 생명을 불사르는 길에 들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또한 훈습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날마다 내 이웃, 형제들에게 내 것이라 부르는 것들, 내 재능, 내 시간,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주는 훈습을 함께 해보지 않으시렵니까?
목숨을 내어 놓는 이는 얻으리라는 말씀을 체험하며 내어 놓음에서 기쁨을 맛보고 사는 신앙인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