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름이 시작된 곳

가톨릭부산 2024.04.17 11:16 조회 수 : 10

호수 2809호 2024. 4. 21 
글쓴이 남영 신부 
우리의 이름이 시작된 곳

 
 남영 세례자요한 신부
성소국장
 
   “요한아~!”, “영아~!”, “신부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군가가 저를 부를 때 자주 듣게 되는 말들입니다. 제가 가진 이름들입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이 이름들은 희망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서 좋은 사람이 되라는 희망, 거룩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희망, 사랑하고 봉사하며 기쁘게 살아가겠다는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름이라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분명 내 것이기는 한데, 나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이름은 본질적으로 “부르심”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누군가로부터 내 이름이 불려질 때, 우리는 자신을 자각하게 되고, 나를 부르는 이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이 나에게 가진 희망과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부르고 불리는 그 이름들은 누군가를 돌아보게 하는 단순한 소리로 끝나지 않고, 우리가 함께 누리는 삶과 희망과 축복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이름도 자신만의 이름으로만 존재할 수 없습니다. 희망과 사랑을 담아 내 이름을 불러주는 이가 있을 때 빛이 나는 나의 이름은 결국 우리의 이름입니다.
 
   이 세상 안에는 우리의 눈과 귀와 마음을 돌아서게 하는 많은 소리들이 있습니다. 그 소리들이 쉼 없이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소리들이 진정한 우리의 이름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정말 나를 향한 소리인지, 나를 위한 소리인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르는 소리인지를 살펴야합니다. 
 
   성소(聖召, Vocatio)는 하느님께서 나의 이름을 당신 이름과 하나로 만들어 주시기 위한 부르심입니다. 우리 각자의 이름 안에 새겨진 희망이 나 혼자만의 차원을 넘어서서 사랑과 희생과 나눔을 통해 모든 이들에게 선물이 되도록 하기 위한 부르심입니다.
 
   사무엘기 상권 3장에는 하느님께서 소년 사무엘을 부르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린 사무엘은 처음에는 하느님께서 자신을 부르고 계신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대답을 하게 되면서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도 사무엘처럼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귀 기울이지 않고, 대답하지 않으면 하느님의 말씀을 스쳐 지나가는 소리로 떠나보내게 됩니다.
 
   성소주일을 맞이해서 우리 각자를 새로운 이름으로 부르고 계신 하느님의 목소리를 향해 돌아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의 이름이 시작된 곳으로 우리의 눈과 귀와 마음을 움직여 하느님께서 나를 어떤 이름으로 부르고 계신지를 귀 기울여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고자 하시는 성소의 선물을 받기 위해 용기 있게 대답하기를 응원하며 기도합니다. 
 
   지금 하느님께서는 지금 여러분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고 계시나요? 뭐라고 대답하고 계신가요?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371 2548호 2019.06.23  파밀리아 꿈(FAMILIA CUM); 가족과 함께 file CUM 편집부  24
370 2504호 2018.09.02  가정을 세우는 ‘성요셉아버지학교’ 가정사목국  104
369 2503호 2018.08.26  성가정의 지름길 ‘성모어머니학교’ 가정사목국  100
368 2293호 2014.09.28  어머니학교 파견교육 일기 가정사목국  49
367 2674호 2021.10.24  가톨릭 해양사목 100주년을 돌아보며 가톨릭 해양사목  13
366 2805호 2024. 3. 24  신임 평협회장 인사 file 가톨릭부산  40
365 2803호 2024. 3. 10  콜핑(Kolping)을 소개합니다. file 가톨릭부산  18
364 2801호 2024. 2. 25  대전 가르멜(봉쇄) 여자 수도원, 도움의 손길이 필요... file 가톨릭부산  369
363 2790호 2023. 12. 25  2024년 부산교구 사제·부제 서품식 file 가톨릭부산  145
362 2785호 2023. 11. 26  학교법인 성모학원 산하 고등학교 - 데레사여고, 성모여고, 지산고등학교 file 가톨릭부산  38
361 2776호 2023. 9. 24  한가위 차례예식 file 가톨릭부산  9
360 2756호 2023. 5. 7  2023 주보 표지 공모전 file 가톨릭부산  17
359 2755호 2023. 4. 30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부산교구 신학생들을 위하여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file 가톨릭부산  189
358 2743호 2023. 2. 5  신학원, 오셔서 예수님의 흔적을 만나세요! 가톨릭부산  12
357 2740호 2023. 1. 15  설 차례(茶禮) 예식 file 가톨릭부산  60
356 2737호 2022. 12. 25  [컬러링] 아기 예수님의 기쁜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file 가톨릭부산  9
355 2732호 2022. 11. 20  학교법인 성모학원 산하 고등학교 - 데레사, 성모, 지산 file 가톨릭부산  48
354 2730호 2022. 11. 6  인성과 기술을 겸비한 명문 특성화고, 대양고등학교 file 가톨릭부산  23
353 2729호 2022. 10. 30  “돌봄과 치유의 길” - 미래복지상담대학원에 초대합니다. 가톨릭부산  4
352 2728호 2022. 10. 23  2022년 7월 30일 연중 제17주일 (조부모와 노인의 날) 가톨릭부산  2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