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중미사 강론
2024.04.07 17:11

부활 제 2주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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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2주일(나해, 하느님 자비의 주일 2024년 4월 7일)강론>

 
   1957년 고아로 출생한 한 남자가 있습니다. 12살 때 고아원에서 도망쳐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방황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한 잡지를 읽고는 삶이 바뀌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라고 후에 말합니다.
그는 중국집 배달원으로 월급 70만원을 받으면서 가난한 아이들을 도왔습니다. 1.5평 고시원에 살면서 이십 년 넘게 피워왔던 담배와 안 좋은 것들을 다 끊으며 절약하여 아이들을 도와주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후원하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2011년 배달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였습니다. 
故 김우수씨(휴먼대상 희망 나눔 상 수여) 는 남을 도우면서 자신의 안 좋은 습관들까지 고쳐지고 도울 수 있는 자신의 처지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계명을 주셨습니다. 故 김우수씨는 가난한 아이들이 자기 자신의 처지처럼 느껴져 돕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나눔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사랑은 조건 없이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부활 2주일이면서, 지난 2000년 희년 부활 제2주일인 오늘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당시 하느님 자비에 대한 신심이 남달랐던 폴란드 출신 파우스티나 수녀를 성인품에 올리며 이날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정한 날입니다. 자비란 바로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피와 물로 상징됩니다. 피와 물은 곧 생명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생명을 우리를 위해 내어주셨기에 자비로우신 분입니다. 내 것을 내어줄 수 없는 사람이 자비로울 수는 없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자비로우면서 자기 이익을 먼저 챙길 수도 없는 것입니다.
 
 오늘의 두 독서와 복음 말씀은 믿음에 대하여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먼저 제1독서에서는 사도행전의 저자인 루카 사가가 초기 그리스도교 공통체의 아름답고 이상적인 아가페적 삶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의 결실로서 나타납니다. 사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와 일치함으로써 모든 형제들과 친교를 이루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 안에서 어떤 새로운 생명과 같은 힘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서 새로운 생명이라는 것은 이기심으로 가득 찬 인간으로서는 성취할 수 없는 사랑과 형제애를 체험케 하는 그 무엇을 의미합니다. 
제 2독서에서도 1독서와 같은 맥락에서 들려주고 있는데 즉 사랑이신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이 있을 때 이웃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참되게 믿고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 형제들과도 친교하고 이해해야지 불신하거나 미워할 수 없습니다. 
 
이 같은 믿음에 관한 이야기는 오늘의 복음에서 그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문이 닫혀 있어도 부활하신 예수님은 안으로 들어오셨습니다. 부활은 장벽을 뛰어넘습니다. 닫혀진 우리의 마음을 활짝 열도록 예수님은 우리에게 요청하는 것입니다. 
사도들은 아직 무서워 떨고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예수께서는 평화와 성령을 주시며 기쁨과 생명으로 거듭나는 전혀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케 하십니다. 그러나 그곳에 함께 있지 못했던 토마스 사도는 그 공동체가 체험한 사실을 인정치 않았습니다. 토마스는 물론 아주 이성적이고 개성이 뚜렷한 사람이었지만 곧 부끄러움을 당합니다.
여드레 후 다시 나타나신 예수님의 발현을 체험하자 이제 토마스는 더 큰 신앙인으로 변화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라고 신앙을 고백하고 난 후 그 어떤 제자들보다도 더 멀고 힘든 인도에까지 가서 선교했다고 전해집니다.(오늘날 거양성체 때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을 마음으로 바침)
공동체 놀이 중에 눈을 가리고 여러 개의 압핀을 뿌려놓은 바닥을 다른 인도자의 인도를 따라서 목적지까지 가는 게임이 있습니다. 이때 그 인도자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면 곧 발은 압핀에 찔릴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일상의 삶을 통해 얼마나 주님의 이끄심에 따르고 주님의 뜻에 맞추어 살려고 노력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때는 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더 큰 축복을 주시기 위해, 또 세속화되어버린 나를 정화시키고 깨닫게 하시기 위해서 이런 고통을 주시는구나! 라고 받아드리며, 내 중심이 아니라 그분을 중심에 모시고 살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훨씬 더 성숙된 신앙인이 될 것입니다.
사실 주님중심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유심히 보면 가진 재산이 그리 많지 않더라도 삶에 여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무언가 편안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은 주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이웃에 대해서도 믿고 이해해주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이 주는 참 의미는 이제 내 중심의 집착과 욕망과 불신으로 가득 찬 우리의 모습을 비워내고 그곳에 주님께 대한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그때 우리도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부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참으로 부활하셨고 이제는 내가 부활할 차례입니다. 게으름과 나태함으로부터의 부활, 분노 장애로부터의 부활, 습관적인 의심이나 험담 그리고 이웃에 대한 미움으로부터의 부활 등, 무엇으로부터 나 자신이 부활해야 할지 이 미사를 통해 성찰해봅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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