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2주일 자비주일 복음묵상

 ✠ 요한복음 20,19-31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발현 이야기를 두 번 연이어 들려 주고 있습니다.

이 발현은 두 번 다 제자들이 함께 모여 있을 때 일어납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 나오는 주제들은 다양하고 그 의미가 풍부합니다.

'평화', '파견', '성령', '용서' 라는 이 주제들은 복음서 안에서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제자들은 무서워하고 있긴 하지만 (예수님 이란 이름 아래) 모여 있습니다.

서로 용기를 북돋아 주고 예수님의 말씀, 특히 수난 예고와 부활예고 그리고 마지막 만찬 때 남긴 말씀을 깊이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었으리라 짐작됩니다.

이 때 예수님께서 나타나십니다. 

그분의 현존은 언제나 평화와 기쁨을 가져다줍니다.(19-20절 참조)

이냐시오 성인은 "평화와 기쁨"은 신비적인 영적 체험이 악령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왔다는 표시라고 했습니다.

이 평화와 기쁨의 이 영적체험, 곧 주님을 만나는 체험은 세상을 향해 전해야 하는 사명이 됩니다.(21절)

우리 그리스도인이 가지는 복음 선포의 사명은 바로 주님과의 만남에서 얻는 평화와 기쁨에서 확신과 힘을 얻습니다.

또한 이 사명은 예수님의 세상에 대한, 인류에 대한 사랑, 목숨까지 내놓는 사랑에 참여하기를 요구합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당신 사랑이신 성령을 제자들에게 주십니다.(21-22절)

여기서 "숨을 불어넣는" 행위는 하느님께서 태초에 사람(아담)을 만드시고 숨을 불어 넣으시는 창조의 행위를 기억나게 합니다.

성령께서 오셔서 우리를 새롭게 변화된 존재로 재창조해 주시고 그로 인해 우리는 우리 인간을 짓누르는 '죄'의 무게를 없애는 용서의 메시지, 복음(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주님 안에서 그분의 용서를 받아들이면 참 평화, 기쁨, 영원한 구원, 부활에 참여하게 되리라는 기쁜 소식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토마스의 불신앙에 예수님께서 어떻게 응답하시는지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당신 상처를 보여주십니다. 죽음까지 불사한 사랑의 흔적입니다. 이 사랑 앞에 토마스는 고백합니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이성적으로 따지기를 좋아하고 의심이 많은 이들에게도 믿음의 문은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끝맺는 말씀으로 요한 복음에서는 단 두 번 나오는 행복 선언의 두 번째 선언을 들려줍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29절)

우리 생활 속에서 하느님의 현존의 표시들, 그분 사랑이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를 알아보고 받아들인다면,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 가운데 현존하심을 믿는다면 우리는 참으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