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호박벌은 하루에 200Km이상을 날아다닐 정도로 아주 부지런한 벌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뚱뚱한 몸통, 그리고 날개는 작고 매우 가벼워서 못난이 벌이라는 소리도 듣습니다. 그런데 이 몸통과 날개를 연구했던 곤충학자들은 놀라운 사실 한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뚱뚱한 몸통과 작고 가벼운 날개를 보면서 도저히 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잘 날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날 수 있겠습니까? 바로 자기 신체 구조가 날 수 없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랍니다. ‘날 수 있을까?’라는 궁리보다는 ‘꿀을 모아야 한다.’라는 생각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지만, 하루 종일 날아다니면서 꿀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호박벌의 이야기는 우리가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불가능도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우리가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것도 해당합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는 ‘높은 산’에서 이루어졌습니다.높은 산은 제한적인 공간을 떠나서 세상의 사람들과 분리되는 곳이며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곳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아래쪽에 머물러 있는 세상 사람들에게가 아니라 높이 올라간 사람들 앞에서 변모하셨습니다. 그러하다면 과연 우리는 지금 어디에 머물러 있습니까? 주님을 따르는 높은 곳은 어렵고 힘들다면서 세상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아래에서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아브라함은 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그대로 따릅니다. 인간적인 입장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하느님의 뜻이 더 우선이기에 그 명령을 그대로 따르는 굳은 믿음을 보여줍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뜻을 향해서 나아가야 합니다. 그 뜻은 아래쪽에 있지 않고 높은 곳에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입장만을 따른다면 결코 높은 곳에 오를 수 없으며, 주님을 만날 수도 없습니다. 우리를 위해 사랑하는 아들까지 내어주셨던 그 큰 사랑을 기억하면서 주님의 뜻을 찾아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때, 우리도 주님의 거룩한 변모를 체험하는 특별한 은총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회심을 통해 주님의 뜻을 따르는 삶을 통하여 주님이 거룩한 변모를 체험하는 아름다운 사순시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