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9일 사순 제1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by 김해_홍보분과베네딕도 posted Feb 24, 202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4년 2월 19일 사순 제1주간 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오늘 제 1독서는 야훼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신 말씀이고, 히브리 백성들의 지도자가 백성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알려주신 말씀이다. 이 말씀들을 비단 히브리 백성들과 그 지도자들에게만 통용되는 말씀들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지도자들과 만민을 위한 말씀이다. 오늘 제1독서의 핵심요지는 간단하다 : «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오늘 제1독서를 읽고 묵상하며 이런 물음이 들었다.
 
요한, 토마스 모어, 유스토, 율리아나, 티모테오, 암브로시오, 이 6 성인들의 이름은 대한민국의 전•현직 대통령들의 세례명들이다. 장면 요한, 김대중 토마스 모어, 노무현 유스토, 박근혜 율리아나, 문재인 티모테오, 그리고 윤석열 암브로시오. 이들 중에 오늘 제1독서의 말씀을 실제 삶으로 실천했던 참다운 신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이들 중에 과연 누가 거룩한 하느님과 같이 거룩한 사람이 되라고 백성들을 가르쳤을까?
 
거룩한 사람은 세상과 담쌓고 면벽 수행만 하거나 아무도 없는 외딴 곳으로 물러가서 일체 외부와 단절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오늘 제1독서는 아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예수님은 오늘 제1독서의 «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는 이 말씀을 두고, « 하늘에 계신 여러분의 아버지가 자비로운 것과 같이 여러분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시오 »(루카 6,36)라고 재해석하셨다. 그리고 자비를 베푸는 대상에 대해서 오늘 복음은 아무에게나 자비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 버림받은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서 자비를 베풀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을 증언한다.

오늘 복음은 최후의 심판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이 물음과 상통한다 : « 너는 동시대를 살았던 너의 이웃, 구체적으로 너의 도움을 필요로 했던 약하고, 짓밟히고, 억울하게 고통 당한 가난한 너의 이웃에게 무엇을 해주었는가? »

결국 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 신앙인들에게 이웃에 계속 관심을 가지라고 충고한다. 모든 사람을 돕는 것은 무리겠지만, 자아도취적 기만을 멀리하고 이웃을 형제와 자매로 존중하는 것이 이웃 사랑의 첫걸음이며, 특히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그들을 우선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그리스도를 제대로 따르는 길이라고 가르친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그리스도교의 하느님은 세상과 동떨어진 하느님이 아니라, 세상과 함께 하시는 하느님이다. 그리스도교의 하느님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의와 사랑과 평화와 흘러 넘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이다. 이를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 홍익인간弘益人間 »이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나에게 홍익인간의 길을 열어 보여준다.

여러분에게 오늘 독서와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