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사순 제1주간 훈화)
세 가지 단식
본당 신부는 지난 사순 제1주일 미사 중 특강을 통하여 레오 大 교황님의 단식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단식은 사순시기 재계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써 교회의 오랜 전통입니다. 교황님의 강론 말씀처럼 단식은 단순히 음식을 절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악습을 끊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따라서 아래에 소개되는 단식들은 그런 의미에서 사순 제1주일 선포되는 복음 말씀, 즉 40일을 굶주린 예수님께 나타난 마귀의 세 가지 유혹을 상기시키면서 사순시기 우리가 실천해야 할 단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욕망의 단식
레지오 단원들은 매주 금요일 단식하기를 권고합니다. 교회법은 단식을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로 규정하고 있지만, 법이라는 것은 애초 최소한의 몫을 말하는 것입니다. 교회 전통은 사순시기 건강하지 못한 노약자를 제외하고 자주 단식하라고 가르칩니다. 금요일은 주님께서 돌아가신 날이기 때문에 금육은 당연한 것이고 단식을 통하여 영혼을 정화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자선하는 것은 중요한 심신 행위 중에 하나입니다. 음식을 절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꼭 음식이 아니더라도 술, 담배, 쇼핑, 유튜브 등 거의 중독에 가깝게 집착하고 있는 그 무언가를 끊는 것 또한 영혼의 단식입니다.
2. 언어의 단식
주님께서는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하시면서 음식만 드시지 않은 것이 아니라 외부의 세계와 단절하고 홀로 침묵 속에 계셨습니다. 황량한 광야는 하느님을 만나는 고독의 장소입니다. 하느님의 음성은 침묵 속에서 들립니다. 영적으로 침묵하기 위해서는 세상의 소리(TV, 인터넷, 유튜브, 잡담 등)를 멀리하고 입을 다물고 하느님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침묵을 통해 정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말은 결국 하느님의 뜻을 위배할 때가 많습니다. 말이 많을수록 실언과 악담이 늘기 마련입니다. 구체적으로 성체조배, 성경통톡, 성경필사, 사순피정 등을 통해 영적 침묵을 배우도록 합시다.
3. 탄소의 단식
현대의 단식은 기후위기에 직면한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생활 중에서 생태환경운동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국적 기업과 산업사회의 에너지 정책과 소비 구조가 바뀌지 않은 이상 획기적인 탄소 절감이 이뤄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작은 노력들이 모이고 모이면 세상을 바꾸는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환경파괴는 하느님께 대한 범죄라고 규정하셨습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본당 신부가 지시한 6R 실천표 스티커 붙이기 운동과 사순시기 생태환경 달력을 잘 활용해 주십시오. 생태환경운동은 기후재난으로 고통받는 가난한 사람들과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가 실천해야 할 이 시대의 당면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