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6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교황님께서는 “하느님께서는 광야를 통해 우리를 자유로 이끄십니다.”라는 주제로 사순 시기 담화를 발표하시며, 우리에게 “사순 시기는 회개의 시기, 자유의 시기”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회개와 자유”의 사순 시기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현실에 눈을 떠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야 들을 수 있고, 또 행동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마치 이집트에서 고생하는 이스라엘 백성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참된 자유를 선사하신 하느님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현실에 눈을 뜨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멈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 위해 기도 안에서 멈추고, 사마리아인처럼 다친 형제나 자매가 있는 곳에서 멈추는 것입니다. 바쁜 일상의 삶에서 멈출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며 주님의 선물인 자유를 얻을 그 첫걸음을 뗄 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톨스토이는 부유한 귀족 출신에다가 작가로서도 크게 성공하여 부러운 것 없는 생활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참 만족이 없었습니다. 죄에 대한 공포로 불안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적한 시골길을 걸어가다가 너무나 평화로워 보이는 한 시골 농부를 만났습니다. 톨스토이는 농부에게 다가가 당신의 그 평화로움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농부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저는 항상 하느님만을 의지하고 살지요. 그래서 제 마음은 늘 기쁘답니다.” 그 말을 들은 톨스토이는 그때부터 진지하게 하느님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 하느님을 만나 과거의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를 시작하며 우리는 은총의 시기인 사순 시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이 사순 시기, 교황님의 말씀대로 기도 안에서 잠시 멈추고 하느님의 말씀을, 하느님의 뜻을 헤아려 보아야 할 것입니다. 바쁜 일상의 삶에서 잠시 멈추고 우리 이웃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눈으로 그리고 주님의 마음으로 이웃을 바라봄으로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서로 형제자매가 되고 또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임으로 이 사순 시기가 우리 모두에게 회개의 시기요 은총의 시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